매콤하고 진한 국물을 따뜻한 정과 함께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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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의 여행(59)송탄부대찌개집…부대찌개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

도종환 시인의 ‘흔들리며 피는 꽃’의 한 구절처럼 사연 없는 삶이 어디 있겠는가.

힘든 세상살이 누구나 저마다 삶의 무게를 지고 더 나은 내일을 꿈꾸며 하루하루를 불태우며 살아간다.

비단 사람만이 아니다. 음식에도 사연은 있다. 1950년 6·25 전쟁 때 경기도 의정부시와 송탄시(지금의 평택시)에 많이 주둔해 있던 미군 부대에서 흘러나온 햄이나 통조림, 고기를 이용해 끊여 먹던 음식이 있다. 바로 부대찌개다.

먹을 것이 부족하던 시절, 더구나 이전에 햄을 먹어 본 적이 없던 한국인에게 부대찌개는 굶주린 허기를 달래줄 뿐만 아니라 입맛에도 딱 맞는 고마운 음식이었다.

이런 애절한 사연을 가진 부대찌개. 지금은 대중화가 돼 지역마다 재료와 맛이 조금씩 다르다. 크게 의정부식과 송탄식으로 나뉘는데 전자가 비교적 맑은 육수에 채소를 적당히 넣는 특징이 있다면, 후자는 뼈를 고은 진한 육수를 써서 속된 말로 배지근한 국물 맛이 뛰어나다.

제주시 연동 삼성화재 건물 맞은편으로 자그마하게 ‘송탄부대찌개집(대표 홍옥희)’이 소담히 자리 잡고 있다. 상호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집은 송탄식 부대찌개 전문점이다.

햄과 소시지, 치즈, 다진 쇠고기, 김치 등을 푸짐하게 넣고 막 끊기 시작한 부대찌개.

한 수저 떠 밥그릇(특이하게도 국수 사발만한 크기다) 위에 얹어 쓱쓱 비벼 먹으면 그 맛이 정말 일품이다.

푹 고은 소 사골육수가 여러 재료와 함께 잘 어울러져 진하고 걸쭉한 국물 맛의 풍미도 참 근사하다.



‘저녁시간 지인과 함께 간단히 소주 한 잔 기울이기에 더할 나위 없지 않은가’하고 술 생

각도 슬며시 고개를 든다.

무엇보다 이 집은 주인장 내외의 친절함과 소박하지만 정감어린 밑반찬에 따뜻한 정을 먹는 듯 기분 좋은 한 끼 식사를 즐길 수 있어 더없이 좋다.

문의 송탄부대찌개집 743-3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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