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누구나 해외에 나가면 뭉클뭉클 애국심이 솟구치고 동시에 고향음식 생각이 간절해진다.
최근 중국 출장을 마치고 귀국길에 정성 가득한 어머니 손맛을 그리워했던 일이 떠올라 여기저기 제주 향토음식 맛집을 수소문했다.
제주 하면 떠오르는 전복뚝배기와 갈치조림 등의 음식과는 또 다른 매력을 가진 향토음식.
성게미역국인 ‘구살국’, 메밀수제비인 ‘모멀조베기’, 표고버섯죽인 ‘초기죽’ 등 이름만 들어서는 생소한 것부터 비교적 많이 알려진 몸국과 빙떡, 돔베고기 등 그 종류도 참 다양하다.
이런 향토음식 가운데 독특한 식감과 향으로 서민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는 별미가 바로 고사리 육개장(고사리국)이다.
 | ||
제주시 삼도2동 소재 제주퍼시픽호텔 맞은편에는 제대로 된 고사리 육개장 맛으로 입소문이 자자한 ‘우진해장국’(대표 부양숙)이 자리 잡고 있다.
모락모락 김을 피워내며 등장한 소문의 주인공 고사리 육개장.
일반적인 육개장과는 다른 모습에 제주 사람이 아니라면 살짝 당황할 수도 있지만, 풀풀 풍기는 고사리 향에 수저를 들지 않고는 못 배길 것이다.
죽처럼 걸쭉한 국물을 한 수저 푹 떠서 맛을 보니 고사리 특유의 향과 고소한 맛이 입안 가득 맴돌아 나지막한 탄성이 절로 나온다. 과연 입소문이 날 만한 맛이다.
밥 한 공기 말아 뚝딱 해치우게 하는 고사리 육개장의 참맛을 내기 위해서는 많은 정성을 쏟아야 한다.
고사리와 돼지고기는 흐물거릴 때까지 푹 삶아 내는데 다 삶아지면 일일이 손으로 찢고 으깨어 버무리는 과정을 거친다. 육수의 경우는 맑고 진한 맛을 내기 위해 돼지 사골을 하루 이상 고아낸다. 오래 끓일수록 맛이 깊어지므로 가게 문을 닫을 때까지 불을 꺼트릴 새가 없다.
주인장 부양숙 대표는 “음식을 맛본 손님들이 체인점을 내면 좋겠다는 말을 자주 한다”며 “이런 말을 들을 때마다 정말 보람을 느껴 항상 변치 않는 맛을 지키기 위해 노력한다”고 미소 지었다.
문의 우진해장국 757-339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