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나라 기황후의 태자 잉태 빌던 불심이 서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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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 제1187호 불탑사오층석탑
   

‘몽골에 공녀로 끌려갔으나 황제 순제의 총애를 받아 황후의 자리까지 오른 고려 출신의 여인 기씨(奇氏). 그녀는 태자가 없어 고민하던 중 북두칠성의 기운이 비치는 삼첩칠봉(三疊七峰·세개의 능선과 일곱 개의 봉우리)에 사찰을 세워 불공을 드려야 한다는 말을 듣고 천하를 두루 살피다가 원당봉을 찾아내 원당사를 창건하고 오층석탑을 축조했다.’

 

 

제주시 삼양1동 원당사지(현 불탑사)에 자리 잡은 보물 제1187호 ‘불탑사오층석탑’(佛塔寺五層石塔)에 관해 전해져 내려오는 이야기다.

 

 

이 탑은 각 층의 지붕과 같은 받침, 즉 옥개석(屋蓋石)의 비례에 따라 축조됐고, 1층 기단과 각 층의 몸체인 오층의 탑신은 심하게 좁아지는 특이한 양상을 띤다.

 

 

또한 남쪽 한 면에 정사각형의 감실(불상 또는 성체 등을 넣는 곳)을 개설해 놓아 눈길을 끈다. 사각형의 탑신은 어떤 문양도 없는 간결한 모양이며, 옥개는 네 귀퉁이의 처마 끝만 살짝 오려 마무리했다.

 

 

이러한 형태는 전체적으로 고려 후기 때 이뤄진 석탑의 축조양식을 나타낸다.

 

 

기황후와 관련됐다는 구전이 사실인지 과장인지는 알 수 없지만, 이 탑은 제주도내의 유일한 석탑이며 석재로 현무암을 사용한 특색을 지니고 있다.

 

 

또한 몽골이 제주를 지배했던 사실과 불교가 본격적으로 제주에 수용된 시기를 전해 주는 등 문화재적 가치가 매우 높다.

 

 

불탑사오층석탑이 세워진 불탑사는 원제국시대 법화사, 수정사와 함께 제주도 3대 사찰의 하나였던 원당사의 옛 터에 자리 잡고 있다.

 

 

고려시대에 창건된 것으로 추정되는 원당사는 조선 효종 4년(1653년)까지 존속하다가 숙종 28년(1702년) 배불정책에 의해 훼철됐다. 그 후 오랜 세월 방치됐다가 1914년 제주불교를 크게 부흥시킨 안봉려관(安蓬廬觀) 스님에 의해 다시 지어지며 사찰 명을 불탑사라고 개칭했다.

 

 

이후 4·3 사건을 거치면서 폐허가 된 사찰을 1953년에 재건했으며 최근 대웅전 등을 새로이 정비하고 있다.

 

 

최근 찾은 불탑사오층석탑은 정비 작업이 한창 진행 중이었다. 1993년 보물로 지정됐으나 문화재에 대한 인식 부족 등의 이유로 그동안 석탑에 대한 관리가 소홀했던 것이 사실이다.

 

 

불탑사오층석탑은 원래의 자리인 현재 위치에 일부 비뚤어져 있던 것을 1998년 실측조사 후 그 다음 해 해체 복원 작업을 했으며 그 이후 현재까지 별다른 정비 작업이 이뤄지지 않았었다.

 

 

불탑사는 문화재청으로부터 예산 2억5000만원을 지원 받아 지난해 5월부터 올해 초 완공을 목표로 석탑 주변에 대한 정비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불탑사는 이번 정비 작업을 통해 그동안 중구난방식으로 설치 됐던 석탑 주변의 배수로와 나무, 돌담 등을 정비해 제주 유일의 석탑이며 제주불교의 역사를 나타내는 문화재로써의 위상을 더욱 드높여 나갈 계획이다.

 

 

강민성 기자 kangms@je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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