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착 133(백 154 불계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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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제주일보배 제주아마바둑리그 최고위전
○ 이호석 아마3단 ● 고만수 아마5단

장고바둑이 대세인 중국과 달리 한국바둑의 큰 흐름은 속기전이다. 아직까지도 우리사회에 ‘빨리 빨리’ 문화가 자리잡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당연한 현상이다.

 

바둑에서 속기전은 장고바둑에 비해 역동적인 변화로 박진감이 넘치는가하면 대중과 가까워질 수 있다는 등의 장점이 있다. 반면 신중치 못한 착점 등으로 변수가 많다는 등의 단점도 지니고 있다.

 

그래서 속기전은 언제나 변수가 많기 때문에 운도 따라주어야 한다.

 

이번 대국은 속기전의 장점과 단점을 그대로 보여준다.

 

제주특별자치도바둑협회 회장을 맡고 있는 고만수 5단은 자타가 공인하는 수읽기에 능하고 전투력이 뛰어난 속기의 달인이다.

 

그가 ‘스피드 바둑’을 즐기면서도 제주바둑계에 고수로 남을 수 있는 것은 감각에 의존한 뛰어난 직감력 덕분. 이호석 5단이 이 판을 불계승을 거둘 수 있었던 것도 흑의 한 수의 실착, 133 한 수에서 비롯됐다.

 

이 판은 흑을 쥔 고 회장의 선공에 백은 도망치기에 급급했다. 좌하변을 살아 두기만 했어도 이기기에 충분했다. 번개같이 둔 133의 수가 그만 이 판을 기울게 만든 실착. 그냥 134로 둬 살기만 하고, 선수를 취해 길게 보았으면 백이 힘든 바둑이었다.

 

종국 후 이 5단은 “이번 대국은 고 회장이 승부에 연연하지 않고, 기회가 있으면 대마를 공격하면서 속기바둑의 진수를 보여준 호기로운 한판이었다”며 고 회장의 전투력을 높게 평가했다.  <제주특별자치도바둑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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