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에게 보낸 편지글 모아 바위에 새겨
가족에게 보낸 편지글 모아 바위에 새겨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페이스북
  • 제주의뉴스
  • 제주여행
  • 네이버포스트
  • 카카오채널

면암 최익현은 1873년 제주로 유배를 와 1년 4개월 동안 머물렀다.
그는 제주목 관아에서 멀리 않은 윤규환의 집에서 귀양살이를 했는데 이곳은 지금의 제주시 중앙로 인근으로 그가 머물렀던 유배지 터에는 ‘최익현 적거 유허비’가 세워져 있다.


그는 유배가 풀린 후 곧바로 돌아가지 않고 10여 명의 일행과 함께 한라산을 오르기도 한다. 이때의 여정을 기록한 글이 ‘유한라산기’이다.


제주시 오라동에는 이러한 최익현의 제주 유배 시절을 음미할 수 있는 길이 있다.
제주관광공사(사장 양영근)는 제주대학교 스토리텔링 연구개발센터(센터장 양진건 교수)와 함께 지난해 5월‘제주유배길에서 나를 찾다’라는 주제로 ‘제주유배길 열림행사’를 열고 ‘면암 유배길’을 개장했다.


면암 유배길은 제주시 오라동 연미마을회관을 출발해 민오름과 정실마을을 거쳐 방선문 계곡으로 이어진다. 총 5.5km 구간으로 2시간 정도 소요된다.


길을 나서면 처음으로 만나게 되는 곳은 ‘조설대(朝雪臺)’이다. 이곳은 1905년 을사늑약 당시 제주 유림들이 ‘조선의 치욕을 설원(雪怨)한다’며 항일운동의 의지를 다졌던 장소다.


정실마을을 지나 방선문 계곡을 향하는 구간에서는 최익현의 가족에 대한 그리움을 느낄 수 있다. 그는 유배 생활 동안 가족들에게 많은 편지를 보냈는데 이곳에는 그 글을 모아 새겨 넣은 바위들이 조성돼 있다.


코스의 마지막은‘신선이 방문하는 문’이라는 뜻을 지닌 방선문이다. 이곳은 최익현이 한라산을 오를 때 가장 먼저 도착한 장소이다. 계곡 바위 곳곳에는 수많은 마애명(磨崖銘.바위나 절벽에 글을 새기는 것)이 새겨져 있는데 이 가운데 제주의 대표 유학자 이기온과 함께 최익현의 이름이 나란히 새겨져 있어 그가 이곳에 왔었음을 보여준다.


강민성 기자 kangms@jejunews.com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