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운 흙 위에 따뜻한 손맛 더하면
세상에서 하나뿐인 나만의 악기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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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카리나 만들기 체험

어떤 소리는 잠깐의 울림만으로도 양미간을 찌푸리게 하는 소음이 된다.

또 어떤 소리는 아주 오래 듣고 있어도 지치기는커녕 몸과 마음은 물론 영혼까지 정화되는 느낌을 받는다. 오카리나의 소리가 그렇다.

 

 

흙을 빚어 만든 ‘작은 거위’라는 뜻의 오카리나는 한 쪽이 거위 엉덩이처럼 볼록한데, 입을 통해 흘러나간 소리가 이곳에 모여 청아한 울림을 만들어 낸다.

 

 

흙피리에 손맛을 더해 나만의 소리를 디자인할 수 있는 곳이 있다.

제주시 이도2동에 위치한 ‘흙피리 오카리나 제주공방’(대표 송승헌)에서는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나만의 악기를 만드는 체험이 가능하다.

 

 

최근 찾아간 공방. 그곳에는 20여 명의 참가자들이 삼삼오오 모여 앉아 기대와 설렘 가득한 눈빛으로 체험에 열중한 모습이었다.

 

 

처음 만져보는 흙의 느낌은 차갑지만 자신들만의 온기가 더해진 흙은 금세 따뜻해진다. 바로 사람과 흙 간의 가능한 교감 때문이다.

 

 

반으로 나눠진 흙 오카리나 틀 가장자리에 물을 묻혀 부드럽게 만든 후 톱날로 긁어 접착력을 높여 준다. 그 다음은 양 쪽으로 나눠진 틀을 세밀하게 붙여줘야 하는 데, 이 과정은 1시간 30분 여의 체험 시간 중 가장 중요한 순간이 된다.

 

 

맑고 영롱한 소리를 내기 위해서는 아주 조금의 빈 공간도 허락되지 않기 때문이다.

빙빙 둘러가며 여분의 흙을 덧발라 공기가 통하지 못하도록 봉하고, 이쑤시개를 이용해 조각을 한 후 물기를 꽉 짠 스펀지로 겉면에 묻어 있는 이물질을 제거하면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셀프메이드(SELF-MADE)’표 오카리나가 완성된다.

 

 

학교 앞 문방구에서 산 플라스틱 오카리나는 원하는 소리가 나지 않아 직접 만든 악기로 소리다운 소리를 느껴보고 싶었다는 변준영(9·삼성초 2) 어린이 가족.

“조립 장난감은 많이 만들어 봤지만 악기 만들기 체험은 처음이라 신기하고 재밌다”는 준영이는 “혼자 하는 게 아니라 엄마·아빠와 동생이 함께 참여할 수 있어 더 좋았다”며 환하게 웃어 보였다.

 

 

유치원에서 처음 오카리나를 접해본 게 인연이 돼 ‘어머니 은혜’도 곧잘 연주한다는 변지윤(7) 어린이도 “내가 만든 오카리나의 소리가 진짜 궁금하다”며 “악기가 완성되면 제일 먼저 엄마, 아빠를 위해 연주할 거예요”라고 말했다.

 

 

체험에서 만들어진 작품은 가마에서 굽기-건조하기-조율하기까지 10일 정도의 과정을 거치면 만나볼 수 있다.

 

 

체험비는 1만5000원. 문의 010-3690-2749.

 

 

고현영 기자 hy0622@je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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