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동육서, 좌포우혜...신위는 북쪽, 제주는 남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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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차례상 차리는 법] 법식은 1960년대 이후 확립..."마음이 중요"

어동육서(魚東肉西), 좌포우혜(左脯右醯), 조율이시(棗栗梨枾), 홍동백서(紅東白西)….

 

명절 차례상을 차리는 원칙들이다. 차례대로 ‘물고기는 동쪽, 고기는 서쪽’, ‘포는 왼쪽, 식혜는 오른쪽’, ‘과일은 대추, 밤, 배, 감 순’, ‘붉은 과일은 동쪽, 흰 과일은 서쪽’이란 뜻이다.

 

차례상 차리는 법식을 세부적으로 들여다보면 첫째 열에 조상 신위와 시접(수저), 술잔, 송편 등이 놓인다. 여기에다 반서갱동(飯西羹東)에 맞춰 밥과 술은 왼쪽, 국은 오른쪽에 둔다.

 

그 다음으로 두 번째 열에는 생선과 육류 등이 배치되는데 이때 어동육서의 원칙이 적용된다. 생선 머리는 동쪽으로 향하게 하고, 이름에 ‘치’가 들어가는 생선은 제물로 쓰지 않는다.

 

세 번째 열에는 탕류가 오르는데 육탕과 소탕, 어탕 등의 순이다. 포와 나물은 네 번째 열에 놓이는데 좌포우혜에 따르면 된다. 마지막 다섯 번째 열에는 조율이시에 맞춰 왼쪽부터 대추, 밤, 배, 곶감을 둔다. 사과는 동쪽, 배는 서쪽에 두는 등 홍동백서에도 주의해야 한다.

 

기본적으로 신위는 북쪽, 제주(祭主)의 자리는 남쪽이다. 제주가 볼 때 신위의 오른쪽은 동쪽, 왼쪽은 서쪽이고, 제주에게서 가장 먼 곳이 첫째 열, 가까운 곳은 다섯 번째 열이 된다.

 

그런데 차례상의 법식이 확립된 것은 1960년대 이후로 알려졌다. 가례(家禮)의 근거로 자주 언급되는 중국 ‘주자가례’나 이이의 ‘격몽요결’에는 세부적인 차례상 법식은 나와 있지 않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1950~60년대까지만 해도 문중식구들이 한 마을에 살면서 명절 때 종손 집에 모여 가문별로 전해온 방식대로 차례를 지냈다.

 

이후 급격한 도시화로 ‘말손’인 사람들이 따로 차례 지내는 일이 늘었는데 정작 제사 법식에 어두웠다. 자연스레 언론의 가례 관련 보도가 쏟아졌고, 이때 몇몇 가문에 내려오던 차례상 법식이 표준처럼 퍼졌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차례상을 차리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정성이다.

 

전문가들은 “차례의 요체는 마음을 다하는 것으로 제물은 그 다음”이라며 “형편이 안 되면 맹물 한 그릇을 떠놓고 제사해도 부끄러울 게 없다. 주자가례나 격몽요결의 강조점도 형식이 아닌 마음가짐”이라고 밝혔다.

 

김현종 기자 tazan@je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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