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쁨과 나눔이 있는 풍성한 한가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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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 최대의 명절인 추석(秋夕)이 다가왔다. 추석은 한 해 농사를 끝내고 오곡을 수확하는 시기로 우리나라 명절 중 가장 풍성한 때다.

고대사회의 풍농제에서 기원됐고, 미국으로 치면 추수감사절에 해당한다.

추석을 한가위라고도 하는데 ‘한’이란 크다는 뜻이고 ‘가위’는 가운데란 뜻을 가지고 있어 8월의 한가운데 있는 큰 날이란 뜻이다.

이 명절의 다른 이름은 한가위·중추·가배일 등이다. 한가위에서 ‘한’은 ‘크다’, ‘가위’는 ‘가운데’란 뜻이다.

‘가위’란 신라때 길쌈놀이인 ‘가배(嘉俳)’에서 나온 말이라고도 한다.

신라 유리왕때 여자들을 두 패로 나눠 베를 짜게 하고 승패를 결정했는데 진 편이 이긴 편에게 술과 음식을 제공했고 여기서 나온 ‘가배’가 후에 ‘가위’로 변했다는 것이다.

이웃나라 중국 또한 추석이 우리처럼 국가적인 명절이다. 그러나 중국인들은 추석이란 말을 쓰지 않고 ‘중추절(仲秋節)’이라 부른다. 일본의 추석은 ‘오본’이라 부르는데 음력으로 지내는 곳도 있지만 대부분 양력으로 지낸다. 올해의 경우 지난 8월 14일부터 17일까지가 일본의 오본 연휴였다.

사람들은 추석날 추석빔을 입고 햅쌀로 지은 송편과 햇과일, 토란국을 장만해 차례 지내고 이웃과 음식을 나눠먹었다. l1년 열두 달 365일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란 말이 유래한 이유다. 마을별로 민속놀이가 행해지고, 조상 은혜에 감사하는 성묘도 실시됐다.

제주지역에서 추석은 ‘팔월 멩질(명절)’이나 ‘고실 멩질’로 통한다. 추석이 한해 농사를 끝내 수확하는 시기란 점을 감안할 때 곡식과 과일이 드문 제주에서는 제물에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보릿가루나 밀가루를 탁주로 발효한 반죽에 팥소를 넣고 성형해 쪄낸 ‘상애떡’, 메밀가루 반죽에 팥소를 넣고 반달모양으로 찐 ‘새미떡’ 등이 제주 특유의 음식으로 꼽힐 정도다.

하지만 일가친지가 빠짐없이 모여 집집을 돌며 차례 지내고 화목을 다지는 풍속은 육지보다 훨씬 강하다.

특히 추석에 앞서 음력 8월 1일 전후로 이뤄지는 ‘모둠 벌초’는 제주만이 갖는 독특한 성묘 문화다. 자손들이 모여 벌초를 하며 혈연을 확인하고 유대를 과시하는 일종의 단합대회 성격을 띤다.

무엇보다 추석의 백미는 혈육의 정을 확인하고 공동체의식을 함양하는 것이다. 동국여지승람·동국세시기 등에 따르면, 제주에서도 추석날 남녀노소가 한데 모여 노래와 춤을 즐기고 패를 갈라 놀이를 즐겼다. 마을 공동체별로 떠들썩한 잔치를 열고 화합과 단합을 도모했다.

점점 삭막해지고 온정이 메말라가는 세태 속에 이번 추석 만큼은 나보다 어려운 이웃을 생각하고 배려하는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

사랑으로 풍성함이 충만한 보름달이 사회 곳곳에 비출 수 있도록….
<김문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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