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3~5세의 아이를 둔 부모에게 가장 큰 숙제 중 하나는 ‘아이 혼자서 잠자기’ 연습이다.
하지만 수차례의 이 시도는 울고불고 때를 쓰는 아이들이 안쓰러워 물거품이 돼 버릴 만큼 녹록지 않다.
이 연습에 필수 아이템이 바로 인형이다. 보들보들하고 따뜻한 인형의 감촉이 엄마 품을 벗어난 아이들에게 심리적인 안정감을 주기 때문이다.
친구이자 때론 돌봐야 할 동생이 되기도 하는 인형은 아이들에게 특별한 존재다.
만일 아이가 한 땀 한 땀 정성들여 직접 자신의 손으로 만들었다면 그 의미는 더욱 각별하다.
제주시 애월읍 애월항 한편에 인형 만들기 체험을 할 수 있는 인형 카페 ‘하르야하르미(대표 김미경)’가 있다.
이곳의 인형 만들기 체험 프로그램은 제주 캐릭터 인형과 발도로프 인형, 아기용품 만들기 등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제주 캐릭터 인형은 귤과 돼지, 해녀 등 제주 이미지를 형상화 해 만드는데 가장 인기가 있는 것이 돌하르방 인형이다. ‘하르야하르미’란 상호명에서 알 수 있듯이 돌하르방 인형은 이 가게의 대표 선수다. 하르야가 남자고 하르미가 여자라고 한다.
발도로프 인형은 독일의 수제 헝겊인형으로 눈과 코, 입을 단순화시켜 만드는 것이 특징이다. 사실적인 표현이 아닌 절제와 생략으로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해 기분에 따라 인형들의 표정을 상상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마지막 아기용품은 베개와 옷, 모빌 인형 등으로 오가닉 원단을 쓴다. 오가닉 원단은 탈색이나 화학적 가공을 거치지 않은 친환경 원단으로 촉감이 부드럽고 완성 후 형태의 변형이 적다고 알려져 있다.
인형을 만드는 과정도 크게 어렵지 않다. 초보자들도 쉽게 만들 수 있도록 디자인을 단순화했기 때문이다. 종류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대략 다음과 같은 단계를 거친다. 우선 인형 몸통의 겉감이 나오도록 뒤집은 후 솜을 넣는다. 그 다음에 몸통과 머리를 연결하는 부위에 홈질(위아래로 성기게 꿰매는 바느질)로 둘레를 돌려 매듭짓고, 공그르기(실땀이 겉으로 나오지 않게 속으로 떠서 꿰매는 바느질)로 머리를 연결한다. 마지막으로 모자 등을 씌우고 눈, 코, 입 등의 표정을 만들어 마무리한다.
모든 과정은 김미경 대표가 일대 일로 직접 지도해 주기 때문에 바느질 실력이 모자란 어른이나 아이도 곧잘 자신만의 친구를 만들 수 있다.
가족과 함께 이곳을 찾은 김전암씨(41·제주시 이도2동)는 “아이가 직접 인형을 만들어 더욱 애착을 갖는 등 정서적인 면에서 도움이 되는 것 같다”며 “한 땀 한 땀 신중하게 바느질을 하다 보니 집중력 향상에도 효과가 있을 것 같다”고 체험 소감을 전했다.
김씨의 딸인 김현지양(5)도 “내 동생 토순이(토끼 인형)를 항상 꼭 껴안고 잘 거예요. 너무 귀엽고, 보들보들해서 좋아요”라며 밝은 웃음을 지었다.
체험 시간은 30분~2시간. 체험비는 1만5000원~4만원이다.
문의 하르야하르미 799-6222.
강민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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