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천초 신흥분교장-주민 재일교포 힘으로 세워진 배움터, 이제는 다문화교육센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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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설립 기성회 구성. 십시일반으로 성금 모여 1965년 개교
   

“만세동산 동편에 우뚝 선 학교/이상과 사랑으로 맺어진 우리/좋은 벗 좋은 스승 가르침 받아/앞날에 길이 빛날 우리를 보라/우리 함께 모교의 이름 부르자/옛개 옛개 신흥초등학교.” 1965년 3월 9일 문을 열었다가 45년만인 2010년 3월 1일 폐교된 신흥초등학교의 교가이다.

 

제주시 조천읍 신흥리 94번지. 옛 신흥초등학교(1983년부터 신흥분교장)의 배움터다. 옛 신흥분교장터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신흥초등학교 옛배움터’ 표지석이 방문객을 맞이 한다.

 

이 표지석 뒷면에는 재일교포들의 성금과 주민들의 정성으로 학교가 설립됐다는 학교의 역사와 함께 1회부터 마지막 졸업생인 제45회 졸업생까지 각 기수별 졸업생 수가 새겨져 있다.

 

 

신흥분교장터에는 2012년 4월 6일 제주시교육지원청의 제주다문화교육센터가 문을 열어 다문화가정의 자녀는 물론 비 다문화가정 자녀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교육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 제주다문화교육센터는 급속도로 진행되는 다문화사회에서 다문화가정 자녀들이 겪고 있는 언어적 문제, 기초학력 미달 문제, 학생생활 부적응 등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한글해독, 기초학력 보충, 학력 증진 및 학교 적응력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비 다문화가정 자녀들에게도 다양한 타 문화를 이해하고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세계시민성을 함양하도록 기초교양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주민 정성 모여 개교 1964년 6월 9일 신흥국민학교가 개교하기 이전 조천읍 신흥리의 학구는 1922년 11월에 문을 연 인근 조천초등학교(당시 조천공립보통학교)였다. 따라서 신흥리 어린이들은 마을에서 약 2㎞ 떨어진 조천초등학교를 걸어서 다녔다.

 

 

어린 학생들의 등하굣길 불편함을 해소시키기 위해 마을주민들이 학교 설립 추진하게 됐으며 여기에 신흥리 출신 재일교포들의 힘이 더해지면서 학교 설립이 가속화됐다. 1964년 재일교포 손인규씨를 단장으로 학교 설립 기성회가 구성돼 39명의 재일교포들이 많게는 170만원에서 5000원씩 십시일반으로 성금 모금에 참여해 720만원이라는 거금이 모아졌다. 이 같은 노력으로 1964년 6월 9일 신흥국민학교 설립인가가 나고, 곧이어 9월 11일 8200여 ㎡의 부지에 330㎡ 규모의 건물 착공에 들어가 1965년 2월 28일 5개 교실이 준공됐다.

 

 

그러나 취학 아동 수가 줄어들면서 1983년 3월 조천초등학교 신흥분교장으로 개편됐다. 점차 학생 수가 감소하면서 결국 2010년 2월 제45회 졸업생 6명 배출을 끝으로 조천초등학교로 통·폐합됐다. 신흥국민학교는 45년간 666명의 졸업생을 배출하며 문을 닫았지만 동문들과 주민들의 가슴속에 영원히 잊혀 지지 않고 남아 있다.

 

 

현재 제주다문화교육센터 내에는 신흥초등학교 배움터 표지석을 비롯 조천초등학교 신흥분교장 푯말이 세워져 있다. 또한 표지석 인근에는 학교 설립 당시 큰 도움을 주었던 손인규씨, 안명진씨 등 재일교포들과 유공자들의 비석이 굳건히 자리잡고 있다. 특히 2012년 3월 신흥초총동문회는 다문화교육센터 건물 한 켠에 1965년 개교 당시부터 2010년 폐교까지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옛개교육역사관’을 마련했다.

 

 

‘옛개’는 신흥리의 옛 이름. 이처럼 비록 학교의 이름은 사라졌지만 학교의 발자취는 곳곳에서 찾아 볼 수 있다.

 

 

 

조문욱 기자 mwcho@je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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