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로운 제주의 신당 이야기를 기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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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 로시타노씨, 3년간 신당 신화 촬영해 다큐멘터리 출품..."제주의 귀중한 자원 잘 활용해야"

“제주의 신당은 오랜 세월 주민과 함께 해왔고, 신당 하나하나에는 신비로운 신화가 있다. 제주에 정말 귀중한 자원인데 점점 잊혀져가고 있다는 사실이 너무 안타깝다.”


제주의 토속 문화인 신당과 심방, 신화 이야기를 수년째 카메라에 기록하고 있는 조이 로시타노씨(37).


그는 지난달 열린 제주여성영화제에 ‘신들의 세상 : 조이가 매료된 제주 신당 이야기’를 출품했다. ‘신들의 세상’은 그가 지난 3년 동안 제주의 신당을 찾아다니며 기록한 다큐멘터리로 심방의 목소리, 마을에서 펼쳐지는 다양한 굿과 신화 이야기가 담겨져 있다.


제주의 신당과 신화가 그리스신화 못지않게 재미있고, 신비한 이야기라고 강조하고 있는 그를 만났다.


미국 테네시주 네슈빌 출신은 그는 대학에서 인류학과 스페인어를 전공했다. 그가 제주와 인연을 맺게 된 것은 8년전. 스페인에서 영어를 가르치고 있었던 그는 친구의 소개로 제주에서 생활하게 됐다.


제주에서 대학과 학원에서 강의를 하면서 제주의 문화를 접하던 그는 3년 전 귀신에 대한 이야기를 글로 쓰고 촬영하기 위해 제주시 내도동 마을을 들렀다.


그곳에서 신당과 심방의 이야기를 처음 듣게 됐고, 신비로운 이야기에 흠뻑 빠져들게 됐다.


그는 “신당과 심방 이야기를 처음 들었을 때 믿기 힘든 이야기였다. 신당 하나하나에 신화가 있었다. 그 신화는 그리스신화처럼 모두 연결돼 있었고 정말 신비로웠다”고 말했다.


그때부터 그는 제주 곳곳의 신당을 돌아다니기 시작했고, 신당은 마을 주민들의 신앙으로 오랜 세월 고난과 역경, 기적을 함께 해 왔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는 신당과 마을 주민이 어떻게 연결돼 있는 지, 마을 사람들에게 신당의 역할과 의미는 무엇인지를 담기 위해 노력했다.


그는 “굿을 할 때도 만나고 신당을 찾아오는 사람도 만났다”며 “내도동에서는 한지로 10m정도의 뱀을 만들어 촛불을 켰는데 많은 주민들과 해녀들이 함께 했고, 많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수년 동안 여러 마을 돌아다녔다. 15개 마을을 촬영했고, 그 가운데 내도와 와산, 상귀, 신천, 삼양 등 5개 마을을 편집해 영화제에 출품했다.


혼자서 촬영하고 인터뷰하고 편집하면서 다큐멘터리를 만드는 작업이 쉽지 않았다. 한 마을에는 2년 동안 주기적으로 찾기도 했다.


심방이 없어 신당과 신화에 대해 정확한 이야기를 들을 수 없었기 때문에 주민들을 여러 차례 만나야 했고, 전문 기관에서 자료를 찾고 공부도 해야 했다.


외국인인 그로써는 언어적인 문제도 어려움이었다. 일상생활에 불편함이 없을 정도로 한국어를 잘하지만 심방과 마을 어르신들과의 대화가 쉬운 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마을 주민들은 제주의 토속 문화를 공부하는 외국인에게 더 호의적이고 더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기도 했다.


그는 “외국인으로 그 지역의 문화를 배우고 촬영하는 것 자체가 개인적인 도전이었다. 신당에서 혼자 기도하는 사람, 굿판을 찾은 사람을 만나고 그 분들의 삶을 촬영하고 인터뷰했다”며 “1시간 30분인 다큐멘터리에서 보여줄 수 있는 것과 3년 동안 직접 경험한 것은 다를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그는 제주의 신당과 심방, 신화가 지금 우리 젊은 세대들에게 전해져 내려오지 않고 끊기고 있다는 점에 대해 진심어린 아쉬움을 전했다.


그는 “제주만이 가진 신화가 잊어져 가는 게 너무 아쉽다. 제주에는 재미있고 신기한 신화가 많은데 젊은 세대들에게 알려지지도 않고 전해지지도 않아 안타깝다”며 “신화의 주인공을 캐릭터화 할 수 있다. 신당과 신화를 개발하고 스토리를 만들고 관광 자원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3년 동안 작업을 하면서 가장 보람 있었던 일이 무엇이었느냐는 질문에 “제주 어르신들을 만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가장 만족하는 부분이 마을 어르신을 만난 것이다. 제주4·3 등 수많은 고난과 역경을 견디고 살아온 분들이다”며 “이런 분들이 전해주는 이야기를 들었고, 이 분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직접 볼 수 있어서 좋았다”는 소감을 전했다.


그는 신당 이야기와 함께 촬영한 제주의 신화에 대한 두 번째 다큐멘터리 편집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또 제주여성영화제 출품했던 신당 이야기도 재편집할 계획이다. 특히 각종 개발로 그 모습을 잃어 가고 있는 제주의 모습을 사진으로 남겨 놓을 생각이다.


그는 “처음 제주에 올 때는 시골 분위기도 느껴졌지만 지금은 전체적으로 관광지로 개발되고 있다”며 “제주가 너무 빠르게 변하고 있다. 변하고 개발되기 전에 사진으로 남기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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