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실수를 했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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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이명혜 부모교육 강사, 자지주도학습코칭·클리닉 전문가

세 살 쯤 되는 어린 아이가 식당에서 접시를 만지작거리며 놀다 떨어트렸다. 갑자기 주위가 조용해지면서 들리는 한 마디“너 봐봐, 어떻게 했는지…너가 잘못한 거잖아” 아마 아이 어머니가 아이에게 하는 말인 것 같았다. 잠시 후 식당 주인이 다가가더니 깨진 접시를 치우며“아이한테 뭐라하지 마세요. 아이는 잘못이 없어요” 한다.

 
잠시 생각해보아야할 문제가 있다. 식당 주인이 아이에게 잘못이 없다는 말이다. 그럼 누구의 잘못이란 말인가? 그렇다. 바로 아이를 데리고 간 아이의 부모님이 잘못이란 말을 돌려서 이야기하는 것이다. 바른 말이다.


아이를 데리고 식당에 갔는데 아이가 그릇을 만지고 있다. 그럼 미리 아이가 그릇을 만지지 못하게 하던지, 어린이용 그릇인 깨지지 않는 것으로 바꾸어주어야 했다. 그 역할은 바로 부모가 맡아주어야 한다는 뜻이다. 그런데 어린이용 그릇이 버젓이 있는데도 바꾸어주지 않았고, 아이가 그릇을 만지다가 떨어뜨려 깨지게 해놓고 그 자리에서 대뜸 한다는 소리가 아이를 혼대는 것이라면 주인에게 그런 말을 들을만 했다.


아이가 잘못을 하면 아이를 혼내는 것이 다가 아니다.


그릇이 “와장창!” 소리를 내며 깨질 때 아이는 어떤 마음일까? 굳이 엄마가 야단치지 않아도 긴장되고 불안한 순간이다. 그럴 때 엄마가 “너 봐봐, 어떻게 했는지…너가 잘못한 거잖아” 라는 말을 하면 아이는 더 이상 기댈 언덕이 없다. 그런데 이럴 때 부모가 해줘야할 역할은 이게 아닌 것만은 분명하다. 잘못한 것은 맞지만 이럴 때를 대비해서 자신을 보호해줄 부모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자녀는“어이구, 깜짝 놀랐지?” 하고 공감해준다. 그러면 아이는 우선 안심한다. 그렇다고 이렇게 공감만 해주고 그냥 놔두라는 말은 아니다. 이때부터가 교육의 시작이다.


“엄마가 아까부터 만지지 못하게 했어야 하는데 기회를 놓쳤구나. 다음부터는 사기 그릇은 만지지 말자. 여기 어린이용 그릇이 있는데…” 하고 한 마디만 더하면 된다. “우리 같이 얼른 치울까?” 아이와 함께 식당 주인에게나 주변에 죄송하다는 말을 공손히 하고 얼른 치우려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누가 봐도 따뜻한 부모의 모습이다. 이때 우리 아이는 긴장감에서 벗어나 부모를 믿고 의지하려는 마음이 생기고 위축되지 않는 어린이로 자랄 수 있다.


실수하지 않고 사는 사람은 없다. 실수에서 한 가지를 배우고 다시 그런 실수를 저지르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자녀와 함께 하는 매 순간 자녀교육의 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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