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국적인 남국의 정취 물씬 '황우지해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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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풍처럼 둘러싸인 기암괴석 속은 천연 수영장
   
▲ 서귀포시 천지동 외돌개 동쪽 바다에 있는 황우지해안 전경.
서귀포의 이국적인 풍경을 놓고 적도 밑에 있는 남국(南國)에 빗대곤 한다.

서귀포시 천지동에 있는 ‘황우지해안’을 찾은 관광객들은 신혼여행 차 갔던 몰디브나 사이판을 연상하며 남국의 파라다이스를 다시금 회상한다.

외돌개 주차장에서 산책로를 따라 바다로 내려가면 자연이 깎아낸 예술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외돌개는 국가 명승이지만 황우지해안은 ‘보석’으로 불릴 만큼 외돌개의 위세의 눌리지 않는 비경으로 자랑하고 있다.

청명한 하늘 아래 기암괴석이 병풍처럼 둘러싸인 바위에는 에메랄드빛 바다가 다가와 하얀 포말을 일으킨다. 저녁놀에 물들어 가는 황금빛 해안은 몽롱하면서도 절로 취하게 만든다.

황우지(黃牛地)라 불리게 된 이유는 해안 일대가 마치 황우도강(黃牛渡江:황소가 강을 건너는 형상의 명당자리)의 모습을 띄고 있어서다.

바위 한 가운데는 두 개의 웅덩이가 있는데 심산유곡의 계곡처럼 물이 깨끗하고 투명해 ‘선녀탕’으로 명명됐다. 선녀탕은 여름철 스노클링을 즐길 수 있는 천연 수영장으로 꼽히고 있다.

너무 아름다워서 일까? 이를 시샘하듯 분단의 비극과 침략의 아픈 기억이 서려 있는 곳이기도 하다.

지금은 황우지해안이 세간에 알려졌지만 40여 년 전에는 외지고 은밀한 곳이었다.

1968년 8월 이곳 해안에는 통혁당 간부(전 인민군 장교)를 데려가기 위해 북한 753부대의 무장 간첩선이 침투했다. 군·경은 교전을 벌인 끝에 12명을 사살하고 2명을 생포했다. 우리 측 사망자는 없었으나 4명이 부상을 입었다.

서귀포경찰서가 국립경찰 창설 60주년을 맞은 2005년에 세운 전적비를 해안 입구에서 만나 볼 수 있다.

이와 함께 황우지해안 동쪽 절벽에는 마을 주민들이 ‘열두굴’이라 부르는 굴이 있다. 1945년 태평양전쟁 말기 일본군이 미군의 공격을 대비, 어뢰정을 숨기기 위해 12개의 진지동굴을 뚫어 놓았다.

적 함정에 부딪혀 자폭하도록 한 ‘가이텐(回天) 자살특공대’ 작전진지로 병사들과 소형 어뢰정이 동굴에 숨어 전쟁에 대비했다.

수 천 년의 세월 동안 바람과 파도가 깎아내 만들어 낸 황우지해안은 올레길 가운데 가장 아름답다는 올레 7코스의 시작점이다.

그리고 아픈 역사 속에서도 신이 내린 아름다움을 잃지 않고 따뜻한 남국의 이상향을 인간사에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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