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대북전단에 왜 민감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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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존엄 모독' 간주…개인숭배 체제 특성

북한이 10일 탈북자단체가 쏘아 올린 대북전단에 고사총을 발사한 것은 대북전단에 얼마나 민감한지를 잘 보여준다.

   

북한은 최고지도자를 '최고 존엄'으로 공공연히 선언하며 최고지도자에 대한 '모독'을 용납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천명해왔다.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는 지난달 22일 발표한 대변인 담화에서 대북전단 살포를 비난하며 "우리는 우리의 생명인 성스러운 최고존엄을 헐뜯는 데 대해서는 추호도 용납하지 않으며 우리에 대한 선전포고로 된다"고 밝혔다.

   

실제로 대북전단은 북한의 최고지도자를 비난하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탈북자단체가 최근 살포한 대북전단은 김일성·김정일·김정은 3대의 권력 세습을 비판했으며 작년 말 고모부인 장성택을 처형한 김정은 제1위원장을 '패륜아'로 지칭하기도 했다.

   

또 이승만, 박정희 전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의 사진을 싣고 남한의 경제적 발전상을 소개하며 북한의 경제난과 대비시켰다.

   

이 때문에 북한은 남북관계 개선을 추진할 때도 대북전단 살포를 포함한 상호 비방중상 중지를 핵심 사안으로 간주해왔다.

   

북한은 남북이 고위급접촉에서 상호비방 중지에 합의한 지 한 달여 만인 올해 3월 말에도 조평통 서기국 보도를 통해 대북전단 살포를 문제삼으며 남북관계가 '파국'을 맞을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북한이 '최고존엄 모독'에 얼마나 민감한지는 대북전단뿐 아니라 김정은 제1위원장을 다루는 외국 영화 제작 움직임에 대한 반응에서도 잘 드러난다.

   

북한은 지난 6월 김 제1위원장의 암살을 소재로 하는 미국 영화 '인터뷰' 예고편이 공개되자 외무성을 비롯한 국가기구를 내세워 맹렬히 비난했으며 백악관과 유엔에 항의 서한까지 보냈다.

   

북한 인권문제를 부각하며 김정은 제1위원장의 국제형사재판소(ICC) 회부를 추진하는 국제사회의 움직임에 대해 북한이 격렬하게 반발하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북한이 대북전단에 민감한 것은 근본적으로는 최고지도자 개인에 대한 숭배를 근간으로 하는 체제의 특성 때문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북한은 최고지도자의 명예를 가장 중시하기 때문에 대북전단이 주민들 사이에 유포되는 것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라며 "남북간 총격까지 오간 만큼 당분간 남북 사이의 긴장 고조가 불가피해 보인다"고 말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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