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박한 토질 극복 감귤 농사로 잘 사는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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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애월읍 용흥리, 분지 지형 살려 감귤원 조성...특화마을로 새로운 도약 준비

제주시 애월읍 중간 지점에 자리 잡은 용흥리. 애월읍 정중앙에 위치한 마을로 동쪽으로 수산·장전리, 서쪽으로 상가·하가리, 남쪽으로 소길리, 북쪽으로 신엄·구엄·중엄리에 둘러 쌓인 마을이다.


마을 동쪽으로는 용마루동산과 제한이동산, 남쪽으로는 망동산, 북쪽으로는 창구터와 뒷동산이 감싸고 있는 독특한 분지 지형을 이루고 있다.


서쪽은 비어 있어 풍수지리적으로 좋지 않다고 생각해 오래전 주민들은 상뒷마루에 나무를 가꿔 무성하게 하고, 돌로 마을 보호탑을 쌓아 올리고 성담을 둘렀다.


마을 어르신들이 마을의 지형적 형태를 올바르게 갖춰 놓으려 한 깊은 뜻이 담겨있다. 상뒷마루는 마을의 정신적인 중심지였다.


용흥리의 옛 이름은 ‘송랑이’다. 송랑이라는 이름은 소나무 물결이라는 뜻으로 마을에 소나무 군락이 있어 바람이 일 때 이리 저리 넘실대는 모양이 물결인 듯싶어서 유래됐다.


송랑이는 행정구역상 신엄에 속했었다. 이후 1953년 행정리로 분리됐고 용마루동산에서 기원하면서 ‘용이 일어난다’는 뜻으로 ‘용흥’이라 불리게 됐다.


용흥리에서는 고인돌이 발견되고 돌도끼와 돌칼이 출토돼 석기시대인 2000년 이전에도 사람이 살았었을 것으로 추정되고, 마을 입구 인근 창구터(창고터)가 삼별초의 군량미 보관용 창고가 건축됐던 자리라고 해 700년 전의 흔적도 간직하고 있다. 오늘날의 마을이 형성된 것은 150~200년 전으로 보인다.


마을 동쪽에는 용마루동산이 자리하고 있고, 상뒷마루의 방사탑과 성담, 연못, 포젯동산, 와개왓, 대선밭 등의 다양한 유적들이 자리를 잡고 있다.


용흥리는 토질이 척박해 농산물을 파종하기 어려운 여건이었다. 하지만 주민들은 불리한 조건을 극복하고 산북 지역 최초로 감귤 농사를 도입해 지금은 애월읍에서도 잘 사는 농촌 마을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마을 사방이 동산과 숲으로 에워 쌓여 닭의 둥우리 모양의 분지 형태인 지형적 특성이 해풍과 동남풍의 피해를 막아줘 감귤을 재배하기에 안성맞춤이었다.


용흥리에서는 1960년대부터 소득 작물로 감귤원을 조성하기 시작했다. 다른 작물을 재배하기 부적절했던 마을 농경지들은 이때부터 농경지를 감귤 과수원으로 바꿔갔다.


지금은 2개의 감귤 작목반이 구성됐고, 약 90㏊ 규모의 과수원에서 연간 4000t의 감귤을 생산해 출하고 있다.


척박한 여건을 극복하고 마을의 지형적인 특성을 살려 감귤을 소득원으로 키워온 용흥리 주민들은 이제 새로운 도약을 위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마을 주민들은 4년 동안의 노력 끝에 지난해 말 ‘용흥리 중장기 발전 방향 보고서’를 만들어 냈다.


올해에는 제주시가 지원하는 ‘2014년 베스트 특화마을 만들기 사업’에 선정돼 5000만원의 예산을 지원 받았다.


이를 기반으로 마을 안길 수세미, 능소화 등 덩굴성 실물 식재, 마을 창고 리모델링, 덕음차 등 제조시설,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한 건조시설, 토양 미생물 배양하기 및 만들기 체험 시설을 설치하기도 했다.


양석충 용흥리 전 이장은 “마을의 소득이 증대되고 번창할 수 있도록 주민 모두가 노력하고 있다”며 “마을 발전이 1년에 끝나는 게 아니다. 늦더라도 차근차근 준비해서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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