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자질 하는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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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로 중 1, 초등 5학년에 다니는 오빠가 둘인 5살 여자 아이가 있다. 아들만 둘 키우던 부모는 딸아이의 재롱을 보며 셋째를 가지게 된 것에 감사하는 마음이다. 물론 위로 두 오빠 또한 여동생을 지극히 아낀다. 그런데 요즘 들어 문제가 생겼다.


맞벌이를 하고 있는 집이기 때문에 할머니가 부모님 안계시는 시간 동안 돌봐주시는데 다섯 살 여동생이 가끔 엄마몰래 오빠들이 공부할 시간에 딴짓하는 걸 눈여겨 봐두었다가 엄마에게 고자질하는 것이다.


엄마는 무심코 딸아이의 말을 듣고 오빠들은 혼내는데 그 맛을 들인 여동생이 자꾸 고자질 할 거리를 찾고 엄마 또한 아이에게 “오늘 오빠가 컴퓨터 했어?”하고 자꾸 묻게 된다고 한다. 흔히 있을 수 있는 모습이긴 하지만 그 안에 몇 가지 문제가 있다는 걸 알고 있어야 겠다. 답은 고자질 자체가 없어야 한다.


고자질은 우애를 해친다


오빠들은 그 동안 귀여운 여동생이었다가 갑자기 적군이 되어버린 여동생을 어떻게 받아들일까? 여동생의 고자질 때문에 엄마에게 혼이라도 나면 그 탓을 모두 여동생에게 돌리게 된다.


물론 자기가 잘못해서 그런 문제가 생겨난 거지만 아직 성숙하지 못한 두 오빠는 여동생 때문에 자기들만 혼난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한 두 번 그렇게 당하다보면 아예 여동생 몰래 무언가를 하게되고 어느새 여동생을 멀리하게 될 수도 있다. 허물없었던 형제애가 어느 순간 무너지게 되는 것이다.


엄마가 이 아이만 편애하는 것처럼 보인다


엄마가 집에 오시기만 하면 여동생과 속닥거리고 그러다 자기들은 불려나가 혼이 나게 되는 상황에서 두 오빠에게 비춰지는 모습은 엄마가 여동생만 아끼고 사랑하는 것처럼 보인다. 자기들은 감시의 대상이고 여동생의 한 마디에 자기들의 하루가 판단되어지는 상황을 누가 좋아할까?

 

또한 동생도 엄마의 의심을 걱정한다


의심은 또 다른 의심을 낳는다. 여동생 또한 자기가 이렇게 고자질 했다는 사실을 알게되는 나이가 되면 누군가가 자기의 잘못을 엄마에게 고자질하지 않을까? 하는 의심을 갖게된다. 누군가를 바로 바라보지 못하고 의심하게 되는 것은 그만큼 불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아이가 고자질할 때 어른의 태도는


“응, 오빠들이 공부 안하고 컴퓨터하니까 걱정되었구나. 그래서 엄마한테 알려주는구나. 그 마음은 알겠는데 네가 말한 것을 알게되면 오빠들 기분이 안좋을 것 같아. 이 문제는 엄마가 알아서 할게”하고 마무리한다. 이렇게 하는 것이 둘 다를 존중해주는 태도이다.


나중에 오빠가 직접 컴퓨터 했다고 말하게 되면 솔직하게 말해줘서 고맙다고 하고 말하지 않으면 어떻게 하면 다음에는 하지 않을 수 있을지를 고민한 다음, 아이들과 이야기해본다.


물론 이때도 동생이 말해줬다는 사실은 뺀다. 그러다 언젠가 기회가 있을 때, 동생이 볼 때 믿음직스러운 오빠가 되어주는 것에 대해, 오빠들이 볼 때 귀여운 동생의 모습에 대해 이야기해본다면 좋은 습관도 들이고 우애도 지켜주는 부모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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