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신령스러운 자연 속에서 나를 치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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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 둘레길(下)사려니숲길
   

사려니숲길은 한라산 둘레길 가운데 가장 널리 알려진 코스다. 지난해 방문객이 42만명을 돌파하는 등 제주의 대표적인 트레킹 명소로 자리매김했다.

 

사려니숲길은 제주시 조천읍 교래리 비자림로와 서귀포시 남원읍 한남리 사려니오름을 잇는 15㎞ 길이의 숲길이다.

 

해발 500~600m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에 위치한 사려니숲길은 전형적인 온대산림으로 졸참나무, 서어나무, 산딸나무, 때죽나무, 단풍나무 등 천연림이 우거져 있다. 여기에 인공적으로 조성된 삼나무와 편백나무가 어우러져 최적의 ‘자연치유(Eco-Healing)’ 장소로 각광받고 있다.

 

물찻오름에서 성판악과 사려니오름으로 각각 이어지는 구간은 통제되고 있어 평상시에는 사려니숲길 안내소와 붉은오름을 오가는 탐방로를 이용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로로 선정된 비자림로를 감상한 후 안내소에서 탐방을 시작하는 탐방객들이 많다.

 

사려니숲길로 들어서면 붉은색 송이길이 탐방객들을 맞이한다.

 

송이는 화산이 분화하면서 생성된 화산 쇄설물의 일종으로 ‘스코리아(scoria)’라고도 불린다. 화산활동으로 탄생한 제주에서 볼 수 있는 독특한 경관자원으로 도외 반출이 금지될 정도로 보호의 필요성이 인정되고 있다.

 

붉은색 자갈길과 울창한 산림이 조화를 이루는 숲길로 발을 내딛으면 상쾌한 숲의 향기가 가슴 속으로 스며들며 그동안 쌓여있던 스트레스를 깨끗이 청소해주는 기분이다. 차갑지만 청정한 공기를 마시면 절로 정신이 맑아진다.

 

탐방로를 걷다보면 해발 1400m 한라산 어후오름에서 시작된 천미천이 흐르고 있는데 평소에는 물이 흐르지 않는 건천이지만 비가 내리면 급류가 형성되기도 한다.

 

탐방객의 안전을 위해 설치된 아치형 다리 밑으로 녹아 흐르는 눈이 저마다 독특한 형태를 뽐내는 바위·나무와 어우러져 무릉도원의 풍경을 연상케 한다.

 

조금 더 숲 안으로 들어가면 참꽃나무 숲이 나타난다. 각박한 땅이나 바위틈에서도 잘 자라는 참꽃나무는 불타는 듯한 붉은 꽃을 무더기로 피우는 데 제주도민의 불타는 의욕과 응결된 의지를 나타낸다고 해 제주를 상징하는 꽃으로 여겨지고 있다.

 

탐방로는 한겨울에도 사려니 숲길을 초록색으로 물들이는 조릿대 구간으로 이어진다.

 

조릿대는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한라산 생물권 보전지역에 서식하는 제주의 특산 식물로 잎에는 미네랄, 비타민, 아미노산 등 영양이 풍부해 예로부터 다양한 질병의 약재로 사용돼 왔다.

 

‘사려니’는 신령스러운 곳이라는 의미로 앙상한 나뭇가지와 짙푸른 녹음이 동시에 공존하는 사려니숲길의 풍경에 하얀 눈까지 더해지면서 이름과 어울리는 신비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사려니숲길에서는 숲의 완성체로 불리는 극상림을 만날 수 있는데 바로 서어나무 숲이다.

 

적당한 습도와 온도를 가진 토양 위에 조성되는 안정적인 산림군락을 극상림이라고 하는데 서어나무가 이 극상림을 구성하는 나무다.

 

숲을 형성하는 마지막 단계 중 하나인 서어나무 숲이 조성되기 위해서는 100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된다.

 

서어나무 숲에서 더 안으로 나가면 물찻오름 입구에 다다른다. 물찻오름은 생태계 보호를 위해 출입이 통제되고 있어 오를 수 없다.

 

물찻오름과 붉은오름 사이에는 삼나무 숲이 자리잡고 있다.

 

삼나무는 다른 나무에 비해 빠르게 자라는 특성 때문에 산림녹화사업의 일환으로 많이 식재됐는데 사려니 숲의 삼나무 숲 역시 인공적으로 조성된 것이다. 일제 강점기에 조성된 삼나무 숲에서 제주에서 최고령을 자랑하는 삼나무들이 방객들에게 장관을 선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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