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마을회.동문회 한마음으로 폐교 위기 극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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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산읍 온평초등학교
   
서귀포시 성산읍 온평리는 삼성혈에서 솟아난 고, 양, 부 3신인이 벽랑국의 세 공주를 맞아 혼례를 치렀다는 이야기를 품은 ‘혼인지(婚姻池)’가 있는 마을이다.

‘역사 깊은 황날에 아침해가 솟았네/ 우리조상 삼성의 얼이 스며있는 곳/ 인연 맺은 연혼 역사 우리 가슴에 심어~’

혼인지를 중심으로 남서쪽 인근에 둥지를 튼 온평초등학교 교가에도 혼인지와 관련된 내용이 담겨있다.

제주 개벽신화를 품은 마을에서 1946년 12월 2일 개교한 온평초가 올해로 개교 69주년을 맞았다.

1972년 2월에는 86명이 졸업하며 개교 이래 가장 많은 졸업생을 배출했던 온평초는 2010년 들어 학생 수 급감으로 통·폐합 위기를 맞게 된다.

당시 2014년 통·폐합 대상 학교 명단에 이름이 오르면서 지역 주민들은 위기 의식을 느꼈다. 주민들의 추억이 깃든 학교가 사라지면 마을의 미래도 없다는 생각에 공감대가 형성됐지만 학교 살리기에 나서기 위한 구체적인 실천으로는 이어지지 않았다.

학생 수가 2010년 71명(이하 3월 1일 기준)에서 2011년 63명, 2012년에는 41명으로 급격히 줄어들면서 동문회를 중심으로 학교살리기 추진위원회가 결성됐다.

하지만 이 때까지만 해도 학생 수 급감에 따른 구체적인 대안을 마련하지 못하면서 학교살리기 추진위원회는 유야무야되고 만다.

학생 수 감소세가 지속되면서 2013년에는 33명, 2014년에는 31명으로 추락했다.

위기의식을 느낀 주민들은 2014년 2월 학교살리기 추진위원회를 재결성하고 학생 유치를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마을 구심체 역할을 했던 학교가 문을 닫는 사태만큼은 반드시 막아야 한다는 위기의식이 감돌았다.

동문회와 마을회, 학교운영위원회를 중심으로 머리를 맞댄 결과 무상 임대주택을 짓고 빈집을 수리해 초등학생 자녀가 있는 외지인을 유치하기로 의견이 모아졌다.

마을회에서 빈 집 3동, 어촌계에서 빈 집 1동을 리모델링해 외지인 4가구에 제공했다.

주민들은 또 마을회서 운영했던 찜질방 건물을 리모델링 해 다세대 주택을 조성하기로 하고 대대적인 모금 활동에 들어갔다.

동문회에서 1억1000만원, 마을회서 8300만원 등 총 1억9300만원의 성금이 모아졌다.

학교살리기 추진위원회는 서귀포시로부터 보조금 6500만원을 보태 지난해 11월 다세대 주택 조성 공사에 들어갔다.

교직원들도 학교 살리기 운동에 동참했다.

문애선 교장을 비롯한 교직원들은 지난해 4월 학교살리기 사업에 써 달라며 350만원을 학교살리기 추진위원회에 전달했다.

오는 21일 준공 예정인 다세대 주택은 마을회관 인근에 지상 2층에 5세대 규모로 조성되고 있다.

다세대 주택은 기존 1층 찜질방에는 52㎡(16평형), 56㎡(17평형), 59㎡(18평형) 각 1세대로 리모델링되고 찜질방 2층에 18평형 2세대로 신축된다.

주민들의 이 같은 노력으로 온평초등학교는 올해 재학생이 50명(3월 1일 기준)으로 늘면서 그동안 이뤄지던 복식수업이 사라진다.

온평초는 학생 수 부족으로 지난해까지 1·5학년, 2·3학년, 4·6학년 등 3학급으로 운영됐지만 올해부터는 학년 별 1학급으로 운영된다.

학생 수가 늘면서 올해부터는 교감 1명, 교사 5명이 충원된다.

문애선 교장은 “학생 수가 줄어들면서 개교 이래 처음으로 올해 졸업생이 단 1명에 그치는 상황에 이르렀지만 앞으로는 더 많은 졸업생이 배출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문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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