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고급 뱃길 관광,제주는 '풍요 속 빈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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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크루즈 여행 허브 구축 방안…지역 이익 연계 방안 시급
2020년 1000회 입항 200만명 전망...선석포화
   

고급 뱃길을 통한 관광객이 연간 60만명에 이르는 등 제주가 동북아시아지역 크루즈 허브로 도약하고 있지만 정작 이에 따른 지역경제 파급 효과는 미미해 이른바 ‘풍요 속의 빈곤’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가 크루즈 선석 배정 권한을 가지고 있지만 정작 중국계 대형 여행사가 독점하는 체제로 진행되면서 도내 여행사는 물론 지역상권마저 홀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본지는 크루즈 관광의 질적 성장과 지역경제로의 선순환 체계 구축을 위한 발전 방안을 집중 조명한다.

 

▲급증하는 크루즈 관광객…크루즈 인프라는 태부족

 

최근 ‘물 위의 리조트’로 불리는 크루즈선이 제주로 몰려들고 있다. 제주가 국제 크루즈 관광객들로부터 각광을 받는 것이다.

 

7일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관광공사 등에 따르면 제주를 찾은 크루즈 관광객은 2004년에만 해도 두 차례 입항·753명에 불과했다.

 

이후 2006년 23회 입항·1만265명으로 늘어난 데 이어 2010년 49회·5만5243명, 2012년 80회·14만496명, 2014년 242회·59만400명으로 급증했다.

 

올해에는 320회에 걸쳐 모두 65만명이 제주를 찾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제주도는 2016년 400회·80만명, 2017년 500회·100만명, 2018년 750회·150만명, 2019년 900회·180만명, 2020년 1000회·200만명 등으로 크루즈 관광산업이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문제는 제주도가 예비 선석까지 마련해 크루즈선을 수용하고 있지만 포화 상태가 더 심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제주항에는 외항 8부두 크루즈선 전용 선석과 외항 서방파제에 예비 선석을 마련해 크루즈선이 입항하고 있지만 제주 기항 요청을 모두 수용하지 못하는 등 항만 인프라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실정이다.

 

실제 제주외항의 전용 선석과 예비 선석의 당초 수용 능력은 8만t급에 불과, 콴텀호(16만7000t) 등 초대형 크루즈선들이 제주 기항을 원하고 있지만 제주항의 인프라 부족으로 무산되고 있다.

 

더구나 현재 방파제에 임시로 마련된 예비 선석은 구조상 차량 진입이 불가능하고 주차장까지 거리가 멀 뿐 아니라 인근에 대형버스 50대 이상을 수용할 주차장이 없어 관광객들의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

 

여기에 민군복합형 관광미항(제주해군기지) 크루즈선 접안 부두가 올해 말까지 건립될 예정이지만 크루즈선 터미널과 주차장 시설 등 관련 인프라 구축사업이 지지부진하게 진행되면서 실제 크루즈선 접안까지는 상단 시간 소요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게다가 현재 도내에는 크루즈선 부두 인근에 야간 관광지 등 복합관광시설이 전무, 1박2일 크루즈 여행객 등 장기 체류 크루즈 관광객 유치가 어렵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제시되고 있다.

 

▲크루즈 관광산업 지역 연계는 ‘난항’

 

제주도는 지난해 크루즈선의 제주 기항으로 인한 지역경제 파급 효과를 3149억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중 항만 수입은 15억원, 예선료·물 공급·대리점 이용 등 직접적인 민간 수입은 17억원 등 지역 경제에 직접적인 도움을 주는 파급 효과는 30여 억원에 그치는 것으로 집계됐다.

 

나머지는 관광객 소비액으로 3117억원에 이르고 있지만, 대부분 면세점에서 지갑을 연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함께 중국계 여행사의 중국 크루즈 관광시장 독점체제로 인한 도내 여행업계의 소외 현상도 심화되고 있다.

 

제주도관광협회는 중국계 대형 여행사 4곳이 제주를 방문하는 크루즈 관광객을 대부분 모집하는 데다 제주 관광시장까지 이들과 연관된 중국계 여행사가 장악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들은 모객 비용을 주고 중국 여행사로부터 관광객을 넘겨받고 있으며, 제주의 쇼핑업체로부터 쇼핑 수수료를 받아 수익을 챙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내 모 크루즈 관광 여행업체 관계자는 “중국계 여행사가 크루즈 관광산업의 90% 이상 독점한 상황에서 도내 토종 여행사의 참여율은 1%에 불과한 실정”이라며 “중국계 여행사들이 막대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출혈 경쟁도 불사하면서 토종 여행사의 참여 배제 현상은 더욱 더 뚜렷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도내 관광업계는 △토종 업체 공동 참여 크루즈 관광상품에 대한 선석 배정 우선권 부여 △도내 여행사를 대상으로 한 크루즈 관광상품 개발 인센티브 지원 △지역상권과의 연계 마케팅 강화 방안 마련 등을 요구하고 있다.

 

제주도도 내년부터 크루즈선이 제주항 외항에 접안할 경우 제주 토종 여행사와 연계된 관광상품을 이용하는 관광객을 태운 크루즈선에 우선권을 줄 방침이다.

 

더불어 제주도는 도내 관광지와 면세점, 지역 상권을 방문하는 관광 상품을 개발해 크루즈선사와 여행사에 제안하고 수용 여부에 따라 인센티브와 패널티를 적용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제주도는 면세점 방문 등 쇼핑 위주의 관광 행태를 개선하기 위해 중국 크루즈 관광객 전담 여행사를 지정·운영할 수 있도록 중앙정부에 건의하기로 했다.

 

고경호·진주리 기자 bloom@je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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