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민 화합의 장으로 역할 톡톡히 수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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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호기 관전평]양한진 제주특별자치도축구협회 전무이사
   

‘백호기의 계절’을 맞아 제45회 백호기 전도청소년축구대회가 성황리에 열린 후 지난 12일 3일간의 일정을 모두 마치고 막을 내렸다. 도내 초·중·고교 23개 출전 팀 중에 6개 팀이 백호기를 품에 안는 영광을 누렸고, 백호기 축구대회의 명성 그대로 제주도민의 화합의 장으로서 역할을 톡톡히 수행했다.

 

이번 백호기 축구대회 기간에 제주 청소년들은 패기와 열정을 바탕으로 그간 갈고 닦은 실력을 마음껏 뽐내며 제주의 봄을 뜨겁게 달궜다. 수많은 제주도민들은 종합운동장을 찾아 선수들의 패기 넘치는 플레이와 화려한 응원전을 관람하고 만끽하며 카타르시스를 느꼈다.

 

매년 극적인 승부로 감동을 선사하던 백호기 축구대회 그 모습 그대로였다. 모든 경기 하나하나가 관중들의 환호와 박수갈채를 이끌어 냈으며, 특히 대회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고교 결승전에서는 오현고의 선제골로 끌려가던 서귀포고가 후반전에 극적인 동점골에 이은 역전골을 넣고 최종 우승을 차지하며 백호기의 대미를 장식했다.

 

그렇게 마침표를 찍은 올해 백호기는 관중들에게 감동을 선사하는 데 그치지 않고 경기 외적으로도 소기의 성과를 거두며 길고도 깊은 여운을 남겼다.

 

가장 고무적인 부분은 대회를 관람하기 위해 제주종합경기장에만 금요일임에도 불구하고 10일에 3000여 명, 주말인 11일과 12일에는 각각 1만여 명에 달하는 인파가 운집한 점으로, 그들이 보여준 질서의식은 제주 스포츠문화가 얼마나 성숙한지를 보여주는 좋은 척도가 되었다. 관중들은 수준 높은 관람문화를 보여줬고, 그 존재 자체만으로도 그라운드에서 뛰는 선수들에게 큰 힘을 불어넣으며 한바탕 화합과 소통의 축제를 함께 만들었다.

 

이처럼 수많은 관중을 모을 수 있었던 원동력 중 하나는 그간 볼 수 없었던 백호기의 백미, 응원전이 아니었나 생각이 든다. 각 학교를 대표하는 선수들에게 힘을 불어넣기 위해 학생들이 하나 되어 목이 터져라 응원하는 모습은 경기장을 찾은 도민들에게 또 다른 즐거움을 선사했다. 특히 경기 시작 전 각 학교를 대표하는 학생회 임원들이 관중 앞으로 나와 선전을 펼치자는 다짐과 함께 서로에게 경례 등 단체인사를 하는 모습은 치열한 경쟁 속에서도 백호기 축구대회의 본질은 도민 전체의 화합의 장이란 점을 다시 한 번 각인시켜줬다.

 

선수들의 페어플레이 정신 역시 인상적인 부분이었다. 경기가 진행되는 동안 선수들은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상호 존중과 동료 의식을 아낌없이 보여줬다. 이는 비단 선수 개개인의 노력만으로 이뤄지는 것은 아닐 것이다. 이들을 지도하는 모든 관계자들이 하나 되어 선수들의 정신적인 부분까지 세심하게 챙긴 결과물인 것이다. 지도자들 역시 심판 판정을 존중하는 모습으로 기꺼이 백호기 대회를 도민 축제로 승화하는 데 한몫을 담당했다.

 

다만 이번 대회에서 여자중등부와 여자고등부의 참가 팀이 각각 1개 학교뿐이어서 경기하는 모습을 볼 수 없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이에 따라 여자축구가 활성화 될 수 있도록 관계자들의 지속적인 투자와 관심이 필요하다고 사료된다.

 

이제 45회 백호기 축구대회는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소기의 성과가 있었지만 이에 만족하고 안주해서는 결코 안 된다. 앞으로 선수와 지도자, 심판, 도민 관중 등 모두가 협력하고 소통하며 보다 업그레이드 된 스포츠문화를 형성하고 축구를 통해 제주사회의 성숙도를 높여야 한다.

 

지난 주말 오라벌을 뜨겁게 달군 백호기 축구대회의 열정과 에너지가 올 한 해 도내 전역으로 널리 퍼져 제주사회가 진정으로 건강하고 활기 넘치는 곳이 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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