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하늘과 땅이 만나 이룬 연못’ 이름 걸맞게 절경 자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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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연
천지연 폭포는 ‘하늘과 땅이 만나 이룬 연못’이란 이름에 걸맞은 절경을 자랑하며, 천제연·정방과 함께 제주 3대 폭포로 꼽힌다.

 

‘높다란 절벽 고요한 모퉁이에 나무들 또렷또렷/쌍폭포 다루는 물줄기 눈발인 듯 말끔하다/바로 큰 용이 잠겨 살고 있는 못이나/어떤 때는 뛰어 날아 구름 속으로 오르겠지.’

 

조선 중종 때 기묘화사로 제주에 유배를 왔던 ‘충암’ 김정(金淨)이 천지연(天地淵) 폭포를 보고 느낀 감흥을 적은 시다.

 

서귀포시 천지동에 있는 이 폭포는 천제연 폭포, 정방 폭포와 더불어 제주의 3대 폭포로 불린다. 높이 22m, 너비 12m의 폭포는 골짜기 양쪽에 울창한 숲과 기이한 바위가 절경을 이룬 가운데 웅장하게 쏟아진다. ‘하늘(天)과 땅(地)이 만나 이룬 연못(淵)’이란 그 이름에 참으로 어울리는 모습이다.

 

폭포로 향하는 길도 무척 운치 있다. 매표소를 지나면 계곡 좌우로 기암절벽이 병풍처럼 둘러져 있다. 이어서 담팔수나무와 가시딸기나무, 산유자나무 등 다양한 수목들로 둘러싸인 산책로가 길게 뻗어 있다.

 

산책로를 느긋하게 걷다보면 하천에서 독특한 모양의 바위를 찾을 수 있다. 이 바위는 물결이 잔잔한 날이면 수면에 미소를 띤 사람 형상이 보인다고 해 ‘미소바위’라 불린다.

산책로 중간에는 하천을 건널 수 있는 ‘기원의 다리’가 있다. 다리 밑에는 원앙과 잉어, 거북이 모양을 한 ‘삼복상’이 있는데 이곳에 동전 한 닢을 던져 소원을 빌면 세 가지 복이 이뤄진다고 한다. 원앙은 사랑, 잉어는 입신출세, 거북은 장수를 상징한다.

 

▲순천과 명문 그리고 용

천지연 폭포는 신령스런 용이 살았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옛날 서귀진(西歸鎭) 마을에 순천이란 어여쁜 여인이 살았다. 마음씨도 곱고 행실이 얌전해 동네 총각 모두가 그녀를 마음에 뒀다. 그들 가운데는 명문이란 이도 있었다.

 

순천은 열아홉살이 되자 이웃 마을의 강씨 댁에 시집을 갔다. 마을 총각들이 슬픔에 잠긴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었다. 특히 충격이 컸던 명문은 마음을 잡지 못해 술과 노름, 싸움으로 하루하루를 보내며 점차 막돼먹은 존재가 돼 갔다.

 

그러던 어느 가을 순천이 친정나들이를 왔다. 그런데 그녀가 마을에 온 것을 우연히 명문이 보게 된다. 그는 천지연 폭포에 숨어 그녀가 시댁으로 돌아갈 때를 기다렸다.

날이 어두워지자 길을 재촉하던 순천은 천지연 폭포에 이르러 명문과 맞닥뜨리게 된다.

명문은 대뜸 순천의 손을 잡고는 오래 전부터 흠모해 왔다며 이제부터 같이 살자고 통사정했다. 순천은 겁이 났지만 자신은 남의 아내가 된 몸이니 행패를 부리지 말라고 간청했다.

 

명문은 사정이 통하지 않자 윽박지르기 시작했고 급기야 그녀를 와락 껴안고는 “여긴 아무도 없어. 누구라도 나타나 내 일을 방해하면 너를 끌고 저 폭포로 뛰어내려 같이 죽을 거야”라며 위협했다.

 

그때였다. ‘우르릉’ 소리와 함께 천지연에서 무엇인가 솟구쳐 오르더니 순식간에 명문을 낚아채고 하늘로 솟아오르는 것이었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에 잠시 기절했던 순천이 정신을 차리고 주위를 둘러보니 하늘 위로 교룡이 올라가는 모습이 보였다.

 

하늘이 자신을 도왔다 여긴 그녀는 감사의 기도를 올리는데 자신의 발밑에서 반짝이는 여의주를 발견한다. 그녀는 여의주를 가지고 밤길을 걸어 시댁으로 돌아왔다. 이후 여의주 덕분인지 그녀의 모든 일이 잘 풀리는 것은 물론 집안도 크게 번창 했다고 한다.

 

천지연 폭포 내 야외공연장 인근에는 이 용 전설을 모티브로 한 조형물이 들어서 있다. 조형물은 떨어지는 폭포 가운데 있는 여의주를 두 마리의 용이 지키는 형상을 하고 있다.

 

▲새연교와 새섬

천지연 폭포 주차장에서 300여 m 떨어진 곳에는 서귀포시의 대표적 랜드마크인 새연교가 있다. 서귀포항과 새섬을 연결하는 이 다리는 제주 전통 고기잡이 배인 테우를 모티브로 설계된 우리나라 최남단, 최장의 보도교다. 특히 새연교 주탑에는 조명 시설이 설치돼 빼어난 야경을 자랑한다. 다리에 오르면 서귀포항을 비롯해 문섬, 범섬 등의 서귀포 앞바다와 한라산의 풍경이 한 눈에 들어와 감탄을 자아낸다.

 

새섬은 서귀포항을 방파제처럼 감싸고 있는 무인도다. 과거 초가지붕을 만들 때 썼던 띠(새)가 많이 자생한다고 해 새섬이란 이름이 붙여졌다.

울창한 숲과 해변을 따라 섬을 일주할 수 있는 1.1km의 산책로가 조성돼 있어 바다와 어우러진 원시림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걷기 명소로 인기를 얻고 있다.

 

강민성 기자 kangms@je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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