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고상돈 에베레스트 정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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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정상, 더 오를 곳이 없다"
   

“여기는 정상, 더 오를 곳이 없다.” 1977년 9월 15일 낮 12시50분(네팔 현지시간) 군용무전기를 타고 흘러든 제주 출신 고상돈 대원(당시 29세)의 이 한마디는 전 국민을 흥분의 도가니로 몰아 넣었다.

 

세계의 지붕 에베레스트(해발 8848m) 정상에 우뚝선 고상돈의 쾌거는 한국이 1962년 다울라기리를 올라 첫 히말라야 원정을 시작한 이래 15년만에 세계에서 8번째 에베레스트 등정국이 되는 순간이었다.

 

셀파 노르부와 함께 새벽 4시께 해발 8500m에 설치한 공격 캠프를 나서 8시간50분동안의 사투 끝에 정상에 오른 고상돈은 당시 일기에서 “정신없이 올라가는데 노르부가 여기가 정상같다고 말해 그제사 둘러보니 더 이상 오를 곳이 없었다.

 

발밑에 중공 원정대가 설치한 삼각대가 걸려 정상인 것을 알았다”고 썼다. 고상돈의 쾌거는 세계에서 처음으로 몬순기간인 9월 중 등반과 21일간의 고속 캐러번 등 여러 가지 기록을 남겼으며 한국이 세계 산악계에서 주목받는 계기가 됐다.

 

제주일보의 전신인 濟州新聞(제주신문)은 9월 21일자에 ‘에베레스터 정상에 태극기…본도 출신 고상돈씨 장거’라는 제목으로 “한국인의 굳센 체력과 의지는 드디어 세계의 최고봉을 올랐다.

 

77한국에베레스트 원정대의 제2차 공격조 고상돈 대원은 9월 15일 낮 12시50분 해발 8848m 에베레스트 정상으로 출발, 8시간50분간의 사투 끝에 정상에 태극기를 꽂는데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고상돈은 같은 해 10월 20일 고향인 제주를 찾아 도민들의 열렬한 환영을 받았다. 하지만 그의 산악인생은 결국 산에서 마감되고 말았다.

 

2년 뒤인 1979년 북아메리카 최고봉인 매킨리봉(해바 6194m)dmf 정복하고 하산하던 중 자일 사고로 실족, 600m 빙력 아래로 추락해 31살의 짧은 생을 마감해야 했다. 영원한 산사나이로 한국 산악계의 전설이 된 그는 고향인 제주도 한라산 1100m 고지에 안장됐다.

 

김대영 기자 kimdy@je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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