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 노태우 후보, 제주서 압도적 득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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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대 대통령선거와 제주

1987년 6월 민주항쟁의 결과 16년 만에 직선제로 치러진 제13대 대통령 선거는 ‘민주정부 수립을 통한 군정 종식이냐’, ‘안정을 통한 발전이냐’라는 구호에서 보듯 극명한 대결 양상으로 전개됐다.


특히 야당의 분열 속에 노태우·김영삼·김대중·김종필 후보 간 4자 구도는 대구·경북, 부산·경남, 광주·호남, 대전·충청으로 대표되는 극심한 지역 대결 양상으로 변질됐다.


제주에서의 대통령 선거전은 민정당 노태우 후보가 그해 11월 26일 제주에서 유세전을 치르면서 불붙었다.


안정론을 기치로 내건 노 후보는 감귤 군납 확대를 비롯해 제주를 국제적인 관광 중심지로 육성하겠다는 장밋빛 공약을 내걸었다.


노 후보의 유세전에는 금융기관과 공무원, 관변단체 회원이 동원돼 야당의 비난을 초래했다. 노 후보의 선전벽보가 훼손되는가 하면 비방 유인물이 살포되는 등 노 후보 낙선운동도 격렬하게 전개됐다.


통일민주당 김영삼 후보는 다음 날인 11월 27일 내도, 제주대에 대한 획기적 발전 공약과 함께 군정 종식과 민주정부 수립을 도민들에게 호소했다.


대선을 앞두고 창당한 평화민주당 김대중 후보는 11월 30일 제주시와 서귀포시 유세를 통해 제주 개발에 도민 의견을 반영하고 국제적인 자유항 개발을 약속했다.


12월 16일 선거 결과 야당의 분열로 어부지리를 얻은 민정당 노태우 후보가 당선됐다.


노 후보는 제주에서 12만502표(전국 828만2738표·36.6%)를 얻어 6만4844표의 김영삼 후보(전국 633만7581표·28%), 4만5139표의 김대중 후보(전국 611만3375표·27%), 1만930표의 김종필 후보(전국 182만3067표·8.1%)를 제쳤다.


이 같은 선거 결과에 대해 야당과 재야 민주세력은 컴퓨터 조작 등 부정선거라며 선거 무효를 주장하기도 했지만 양 김의 분열을 비난하는 분위기가 지배적인 상황에서 국민들의 호응을 얻는 데 실패했다.


‘위대한 보통 사람의 시대’를 내세우며 출범한 제6공화국 노태우 정부는 군 출신 이미지를 벗으려 애쓰면서 제5공화국의 권위주의 청산과 민주 대화합 정치를 표방했다.


그러나 대구·경북지역을 기반으로 해 36.6%의 지지율로 출범한 제6공화국은 지역적 한계와 태생적 한계에 부딪치면서 국정 운영에 험로를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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