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용궁올레와 칼선다리 남해용궁 다녀온 해녀와 얽힌 전설 간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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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와 인접한 바다목장 올레꾼 유혹

전설 27-용궁올레와 칼선다리 제주의 새로운 관광패턴으로 자리 잡은 올레걷기. 서귀포시 성산읍 온평리를 출발해 표선면 표서해수욕장에 이르는 20.9km의 올레3코스 중간지점에 신천 바다목장이라고 불리는 해안가 목장이 있다. 흔히 목장하면 산 허리 등 중산간지역을 떠올리지만 이 목장은 바다와 인접해 있는데 그 광할함에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이 바다목장과 접한 바닷가 역시 아름다운 해안절경을 자랑하며 올레꾼들의 발길을 사로잡고 있다. 이 해안가에 들어서면 두 개의 집 채 만 한 바위군락이 한 눈에 들어오는데 이것이 바로 용궁올레와 칼선다리(칼이 서 있는 다리)라 불리는 바위이다.

 

하나의 바위덩이는 두 개의 우뚝 선 바위사이에 또 다른 바위로 연결돼 마치 다리와 같은 형상이고 따 다른 하나는 손바닥을 세운 것처럼 커다란 바위가 바닷가에 날카롭게 서 있는 모습이다. 이처럼 특이한 모습을 보이는 바위들은 그 모습만큼 이나 특별한 전설을 간직하고 있다.

 

▲용궁을 다녀온 해녀 먼 옛날 이 근처 마을에 80, 90이 넘은 시부모를 모시고 사는 송씨 성의 해녀가 있었다. 이 해녀는 담력도 크고, 호흡도 깊어 잠수를 잘해 남들이 잘 들어가지 않는 거칠고 깊은 바다를 찾아 작업을 했기 때문에 수확량이 많아 남들의 부러움을 샀다. 어느 날 이 해녀는 용궁올레 근처 바다로 작업을 왔는데 유난히 깊은 물속에 커다란 전복이 보여 비창으로 찌르는 순간 정신이 잃고 말았다.

 

한참 후 정신을 차린 해녀는 꼬리를 흔들며 따라오라고 시늉하는 강아지를 따라가 보니 난생 처음 보는 별천지를 보게 됐다. 휘황찬란한 옷을 입은 동남동녀들이 보이고 고래등 같은 집들이 즐비하게 들어서 있었다. 넋을 잃고 별천지를 구경하던 해녀는 아름다운 선녀를 만났는데 선녀로부터 이 곳 남해용궁이며 인간세상 사람은 들어오지 못하는 곳으로 용왕님이 이 사실을 알면 죽음을 면치 못한다는 말을 듣게 된다.

 

이 선녀는 빨리 인간세상으로 가라며 절대 뒤를 돌아보지 말고 곧장 가야 한다고 신신당부했다. 그러나 해녀는 그 사실을 깜빡 잊고 용궁 별천지를 다시 보고 싶은 마음에 고개를 돌리는 순간 사방이 암흑으로 변하고 칼을 든 무시무시한 수문장이 앞을 가로 막았다.

 

수문장들은 살려 달라고 애원하는 해녀가 가여워 그냥 뭍으로 돌려보냈다. 송씨 해녀가 간신히 뭍으로 올라오자 갑자기 바닷물이 용트림 하듯 거품이 일더니 칼날 같은 커다란 바위가 용궁올레에 우뚝 솟아 올랐다. 이 바위는 인간이 다시는 남해용궁으로 들어오지 못하도록 한 경고의 표시였다.

 

지금도 이곳 해안가는 낯선 사람의 접근을 꺼리 듯 제주의 다른 지역 해안가 바위와 달리 발길이 닿는 곳마다 칼과 송곳처럼 날카로운 바위들로 가득 메워져 있다. 또한 항.포구에서 고장 난 선박을 뭍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설치된 선가(船架) 시설 처럼 약 5m 안팎 너비의 바위가 뭍에서부터 바닷물 속으로 길게 연결돼 있어 마치 전설처럼 용궁으로 들어가는 길목 같은 느낌을 주고 있다.

 

▲바다목장 과거 신천마장(新川馬場)으로 불렸던 바다목장은 조선시대 말을 진상하던 국마장(國馬場)이었다. 당시 제주도내 다른 국마장들은 모두 중산간 일대에 위치해 있었으나 이 마장만은 중산간 아래인 바다에 위치해 있어 하목장(下牧場)으로 불렸다.

 

성산읍 신풍리와 신천리의 경제에 위치해 있어 과거에는 신천마장으로, 최근에는 신풍신천 바다목장으로 불린다. 현재 이 목장은 남해상사라는 업체의 소유로 감귤 껍질 말리기와 제주에서 처리한 가공용 감귤에서 발생하는 감귤박을 이용해 소 사료 등을 생산하고 있다.

 

남해상사는 이 목장이 올레 3코스 중간 자리에 위치한 이 목장을 개방해 올레꾼들이 15만㎡의 드넓은 바다목장의 정취를 마음껏 만끽하고 있다. 다른 목장과 달리 바다와 접해 있어 거칠 것 없는 경치와 목장을 뛰어 노는 소떼들, 그리고 남국의 상징인 야자수 나무까지. 이처럼 이 바다목장은 다른 곳에서는 느낄 수 없는 독특한 풍광을 간직하고 있어 그동안 각설탕, 그랑프리, 태양을 삼켜라 등 많은 영화와 드라마가 촬영되면서 널리 알려져 많은 올레꾼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최종수 남해상사 대표는 “이 바다목장에서 더 많은 관광객들이 힐링 하면서 삶에 재충전 할 수 있도록 개발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문욱 기자 mwcho@je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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