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미진진한 미국 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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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는 생물’이라는 말이 맞는 것 같다. 요즘 미국의 대선 후보자들의 행보를 보면서 느끼는 게다.

미국은 누구나 알다시피 민주당과 공화당 양당체제가 굳건한 곳이다. 워낙 양당체제가 강하다보니 공산당, 녹색당 등 소수당은 힘을 쓰기가 어렵다.

그러나 요즘 미국의 대선 분위기를 들여다보면 깜짝 놀랄 일이 있다.

무소속이 강세라는 것이다. 그것도 사회주의자다. 자본주의의 선두 주자인 미국에서 사회주의자가 국민들로부터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이다. 인기 정도가 아니라 국민들이 열광하고 있다는 표현이 맞을 게다.

70대 백발의 사회주의자가 미국 대통령을 노리고 있다. 이러니 ‘정치가 변화무쌍하고 꿈틀거리는 생물’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주인공은 무소속으로 민주당 경선에 뛰어든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다.

그는 최근 몬마우스대학이 실시한 뉴햄프셔주 여론조사에서 힐러리를 43대 37로 이겼다. 뉴햄프셔주는 내년 2월 당원만이 아닌 일반인까지 참여해 후보를 뽑는 예비선거(프라이머리)가 처음 열려 ‘대선 풍향계’로 통하는 곳이다.

이에 앞서 지난 13일 CBS 여론조사에서도 샌더스는 뉴햄프셔주에서 52대 30으로, 아이오와주에서는 43대 33으로 힐러리를 크게 앞섰다.

미국 정치인 가운데 유일하게 자기 자신을 사회주의자로 표현하는 샌더스. 과거 동서냉전의 한 축이었던 국가며, 1950년대 매카시즘 열풍이 불었던 나라에서 자칭 사회주의자가 현기증이 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는 원인은 무엇일까.

▲샌더스의 슬로건은 ‘99%의 세상’이다. 미국은 어느 나라보다 빈부의 차이가 심한 나라다.

그러다보니 ‘1%의 세상’이 아닌 ‘99%의 세상’이 먹히고 있는 게다.

그는 “부자 상위 14명의 재산이 2년간 1570억달러(188조원) 늘었다. 이는 하위 계층 40%가 2년간 벌어들인 액수보다 많은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소수에게 편중된 부를 중산층과 빈곤층에게 재분배해야 한다는 얘기다.

몇 년 전 ‘Occupy Wall Street(월가를 점령하라)’라는 시위가 세계 금융시장의 심장부인 뉴욕에서 벌어진 바 있다.

탐욕스런 금융 자본가를 향한 시위였다. 빈부격차가 시장시스템의 구조 때문에 비롯됐고, 이것이 1%대 99%라는 불평등을 초래했다며 시민들이 시위를 벌인 것이다.

이 때문에 샌더스의 슬로건은 ‘Occupy Wall Street’와 무관하지 않다. 그 연장선 위에 있는 것이다.

미국 못지않게 빈부의 차가 심한 우리나라에서도 다음 대선 때에는 ‘99%의 세상’이라는 슬로건이 나오지 않을까.

박상섭. 편집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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