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해, 미안해,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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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후군은 말 그대로 같은 증후(症候)를 나타내는 무리(群)를 뜻한다. 의학적으론 아직 정식 병명이 되지 않은 특정 증상군을 일컫는 용어다. 몇 가지 증세가 늘 함께 나타나지만, 그 원인이 명확하지 않거나 단일하지 아니한 병적인 증상에 명칭이 붙는다. 일부 증후군은 나중에 그 이유가 증명되면 정식 병명으로 인정되기도 한다.

증후군은 의학적 용어뿐만 아니라 현대의 여러 가지 경향을 병적인 것으로 표현할 때도 자주 사용된다. 특정의 사회현상이 반복적으로 생기거나 드러날 때 흔히 쓰인다. 대체로 한 사람에게만 있는 증상이 아니라 여러 사람에게 동일한 경향일 때 만들어진다. 이때의 증후군은 ‘어떤 것을 좋아하는 현상이 전염병처럼 전체를 휩쓸게 되는 현상’을 의미한다.

그래서일까. 증후군은 손으로 셀 수 없을 정도로 종류가 많다. 그렇지만 우리에게만 있고 외국에선 통용되지 않는 증후군이 적잖다. 명절 때 받는 스트레스로 정신적 또는 육체적 증상을 겪는 ‘명절증후군’이 딱 그렇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앞둔 고교 3학년생이 느끼는 마음의 부담과 불안감, 이른바 ‘고3증후군’도 바로 그 예에 속한다.

▲민족의 최대 명절인 추석이 지났다. 모든 이들에게 황금 같은 나흘 연휴였다. 도내 각 가정에선 오랜 만에 만난 가족, 친지들이 이야기 꽃을 피우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을 것이다. 연중 가장 큰 보름달인 ‘슈퍼문(Super Moon)’을 보며 저마다 소원을 빌었음은 물론일 게다. 휘영청 밝은 달을 바라볼 수 있는 한가위만큼 더 좋은 날이 어디 있을까 싶다.

하지만 후유증도 없지 않다. 연휴의 여파로 생활의 리듬이 깨져 몸에 피로도 쌓이고 현업에 복귀했을 때 일이 손에 잡히지 않기 일쑤일 게다. 각종 잡일에 시달려 피로가 누적된 데다가 평상시와 다른 환경에 노출돼 정신적으로도 흥분 상태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대다수 직장인들이 명절 연휴 뒤 출근하기가 두려운 이유다.

매사가 귀찮고 손가락 하나 까닥하기가 싫어지는 증세도 찾아온다. 손가락 끝이나 손목, 손바닥이 저리고 아픈 경우가 있다. 많은 양의 음식을 준비하면서 평소보다 손목 근육 등을 무리하게 쓴 탓이다. 대부분의 주부들이 호소하는 증상이다. 이로 인해 명절 전후로 부부 사이가 나빠지기도 한다. 명절 이후 이혼 신청이 늘어나는 까닭이다.

이 모두가 명절이 지나고서 나타나는 ‘명절증후군’에 속한다. 최선의 해결책은 대화와 휴식이다. 그와 병행해 ‘사·미·고(사랑해, 미안해, 고마워)’를 실천한다면 조기에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고경업.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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