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수소탄'실험> 왜 '6일 오전 10시30분' 택했나…다목적 포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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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회담 결렬·모란봉악단 공연 무산 따른 '결심' 가능성
충격효과 극대화·김정은 생일(1월8일) 등 감안했을 수도
오전 시간대 택한 것은 '美·中 동시 겨냥 목적' 분석도

북한이 '수소탄(수소폭탄) 형태의 4차 핵실험'을 위해 선택한 날짜와 시간에는 어떤 배경이 깔려 있을까.

   

북한 조선중앙TV는 6일 "조선노동당의 전략적 결심에 따라 주체105(2016)년 1월 6일 10시(한국시간 오전 10시30분) 주체조선의 첫 수소탄시험이 성공적으로 진행되었다"며 4차 핵실험 사실을 알렸다.


 
방송은 이런 내용의 정부 성명 발표에 앞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지난해 12월 15일 수소탄 시험 진행을 명령하고 올해 1월 3일 최종명령서에 서명했다고 보도했다.


 
이 방송대로라면 김 제1위원장이 시험 진행을 명령한 시점은 '12·11 남북 당국회담'이 결렬되고 모란봉악단의 베이징(北京) 공연이 무산된 지 사흘 뒤였다. 남북회담 결렬과 모란봉악단의 공연 무산은 모두 지난달 12일 있었던 일이다.

 

그런 점에서 우선은 김 제1위원장이 남북관계와 북중관계의 균열을 동시에 확인한 뒤 수소탄 실험 강행이라는 도박에 나섰을 가능성을 유추해 볼 수 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김정은이 남북 당국회담 결렬과 모란봉악단 공연 무산 후 더이상 대화 국면을 끌고 가지 못할 것으로 판단해 실험에 나섰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모란봉악단 공연 무산으로 북중관계가 악화된 것이 실험을 강행하는 데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본다"면서 남북회담 결렬보다는 모란봉악단 공연 중단 사태에 더 무게를 뒀다.

   

북한이 '1월 6일'이라는 날짜를 택한 것은 북한의 자체적인 실험 일정과 맞물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춘근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김정은이 시험 진행을 명령하고 북한은 바로 시험 준비에 나섰을 것"이라면서 "핵실험은 준비되는 대로 곧바로 하는 게 기술적으로 좋다"고 말했다.

   

그는 "시기적으로 매년 2∼3월 열리는 한미 군사훈련 키리졸브와 5월 초 제7차 노동당 대회 등을 의식하면서 연초에 하면 대외적인 충격 효과가 극대화되는 점도 노렸을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오는 8일이 김정은 제1위원장의 생일이라는 점도 택일을 하는 과정에서 영향을 줬을 수 가능성도 제기된다.

   

아울러 1차부터 4차까지 핵실험 시간을 줄곧 오전으로 택한 것은 중국과 미국을 동시에 겨냥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은 과거 1차(2006년 10월 9일)와 2차(2009년 5월 25일), 3차(2013년 2월 12일) 때에도 모두 한국시간으로 오전 10∼12시 사이에 핵실험을 실시했다.

   

1차 때는 오전 10시 35분, 2차는 오전 9시 54분, 3차는 10시 35분(지진파 기록으로 추정)에 실시한 데 이어 4차 역시 비슷한 시간대를 잡은 것이다.

   

이는 현지시간으로 오전 9∼11시 핵실험 속보가 타전되는 중국 당국에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취약시간대인 저녁 무렵 북한발 긴급뉴스를 보게되는 미국에는 정부 차원의 신속한 대응을 방해하려는 속셈도 들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양무진 교수는 "북한이 오전 시간대를 택해온 것은 1차적으로는 중국, 한 걸음 더 나아가 미국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춘근 선임연구위원은 "기술적인 측면에서 핵실험은 오후나 다른 시간대에 해도 관계없지만, 미국 등을 염두에 두고 북한이 항상 비슷한 시간에 핵실험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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