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방송 재개…강원 안보관광 '중단'·접경지 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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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병 외출·외박 통제…주민들 차분한 일상 속 사태 추이 '촉각'

북한의 4차 핵실험 도발에 대응한 우리 군의 대북 확성기 방송이 8일 정오를 기해 재개되자 강원도 내 접경지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도내 안보관광지 운영은 전면 중단됐고, 지난해 8월 북한의 지뢰도발로 촉발된 남북 긴장 때 대피소 생활을 전전했던 접경지 주민들은 당시의 악몽이 되살아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 안보 관광 전면 중단…"북의 긴장감 조성 안타까워"
   

우리 군의 대북 확성기 방송이 지난 8월 25일 중단된 지 136일 만인 이날 정오 재개됨에 따라 도내 주요 안보 관광지 운영이 전면 중단됐다.

   

고성 통일전망대도 군부대의 요청으로 운영을 중단하고 직원들을 민간인출입통제선(민통선)에서 철수시켰다.

   

전망대 매표소에는 '대북 확성기 방송과 관련 오늘과 내일 이틀간 운영을 중단한다'는 내용의 안내문을 내붙였다.

   

그러나 운영 중단 소식을 미처 알지 못한 채 전망대를 찾아온 관광객들이 잇따라 발길을 돌렸다.

   

한 관광객은 "가족들과 함께 모처럼 서울에서 출발해 관광을 왔는데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로 전망대에 들어가지 못하게 돼 아쉽다"라며 "끊임없이 긴장을 조성하는 북한이 안타깝기만 하다"고 전했다.


중동부 전선의 안보 관광지인 양구 을지 전망대와 제4 땅굴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을지 전망대를 찾은 고영철(74·원주시) 씨는 "오전에 전화로 문의했을 때는 정상 운영한다고 했는데 직접 와서 보니 문을 닫았다"며 허탈해했다.

   

철원군도 제2 땅굴, 평화전망대 등의 안보 관광지와 DMZ 관광열차 등 안보관광 코스 운영을 중단했다.

   

금성천을 사이에 두고 북한의 초소와 대면한 화천 칠성전망대도 군의 출입 통제로 관광객들의 방문이 전면 중단됐다.'

    

◇ 주민들 차분함 속 사태 촉각…"아무 일 없기를"
   

 대북 확성기 방송의 재개로 긴장감이 감도는 접경지역의 주민들은 큰 동요 없이 차분하게 일상생활을 하면서도 사태의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다만 지난해 8월 북한의 지뢰도발로 촉발된 주민 대피 악몽이 되살아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장병의 외출·외박 통제로 접경지역 시내 거리는 적막감이 감돌 정도로 한산했다.'

 

상인들은 텅 빈 가게에서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TV를 지켜보며 '혹시나 무슨 일이 생기는 것은 아닐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철원 읍내에서 10년째 음식점을 운영하는 이모(46)씨는 "지난해 메르스 사태에 이어 북한의 지뢰도발로 무척 힘들었는데 연초부터 이런 일이 생겨 답답하다"며 "아무 일도 없어야 할 텐데…"라고 말끝을 흐렸다.

   

화천 최전방 마현리와 산양리 일대 주민들도 대북 방송 재개를 앞두고 촉각을 곤두세웠다.

   

이 일대 주민들은 지난해 8월 북한의 지뢰도발로 촉발된 남북 긴장 사태 때 나흘가량 대피소 생활을 전전했던 악몽이 되살아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가뜩이나 9일 개막하는 화천 산천어 축제에 악영향을 끼치지 않을까 걱정하는 주민도 적지 않다.

   

화천지역 김모(54)씨는 "지난해 북한의 지뢰·포격 도발 여파로 외출·외박 군인에 의존하는 지역경제가 한동안 힘들었는데 이번 일로 또다시 침체에 빠지지 않을까 불안하다"라며 "아무 일도 없이 지나가기만 바라고 있다"라고 걱정했다.'

◇ 전방 부대 경계강화…주민 대피 시설 점검
   

군 당국도 전방부대에 최고 수준의 경계태세를 발령하는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장병의 외출·외박도 잠정 중단된 상태다. 다만, 장병의 정기휴가는 예정대로 허용된다.'

 

이와 함께 군은 주민들에게 상황이 긴박해지면 대피소로 이동해 달라고 당부했다.

   

접경지역 공무원들은 주요 대피소의 난방시설과 방독면 상태 등 주민 대피 시설을 긴급 점검했다.

   

이중구 강원지방경찰청장은 이날 화천 제2하나원과 양구지역 주민대피소를 방문해 시설을 점검했다.

   

동해안 최북단 해역을 방문한 박찬현 동해해양경비안전본부장도 경비함정을 타고 어로한계선 주변 해역을 둘러보며 완벽한 해상 경계 태세 확립을 주문했다.

   

한편 정부는 지난 7일 북한의 4차 핵실험 도발을 8·25 남북합의에 대한 중대위반으로 규정하고, 이날 정오부터 대북 확성기 방송을 전면 재개하기로 했다.

   

군이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는 지난해 8월25일 낮 12시부로 중단된 이후 136일 만이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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