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물영아리오름-물 고인 분화구 품은 자연의 신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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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시 남원읍 수망리에 위치한 물영아리 오름은 산정화구호를 가진 해발 508m의 오름으로 비가 많이 오면 정상 분화구에 물이 잔잔히 고인다는 데서 ‘물영아리’라 불리운다.

 

2000년 습지보전법 제정 이후 우리나라 최초 습지보전지역으로 지정됐고, 2006년에는 국내에서 5번째 ‘람사르 습지’로 등록됐다. 이는 세계적으로 독특한 생물지리학적 특성을 가진 곳이나 희귀동식물종 서식지로서의 중요성을 지닌 습지를 대상으로 지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되는 것만큼 그 생태적 가치가 세계적 권위를 인정받았다는 뜻이다.

 

예로부터 이 오름의 산신이 노하면 분화구 일대가 안개에 휩쌓이고, 천둥번개와 함께 폭우가 쏟아진다는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무엇보다 영화 ‘늑대소년’의 촬영지로 널리 알려지면서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물영아리오름은 입구에서부터 광활한 초원이 펼쳐진다. 잠시 바라만 보아도 속이 뻥 뚫리는 기분이다. 푸른 초지 뒤로 빽빽이 둘러선 삼나무 숲 배경에 소들이 풀을 뜯으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는 광경은 마치 한 폭의 수채화를 연상케 한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그저 맛보기일 뿐. 물영아리오름의 백미는 진정 오름을 올라야만 느낄 수 있다.

 

목장 가장자리로부터 오름 입구까지는 목재 산책로가 이어진다. 오름을 올라가는 탐방로에는 참식나무와 생달나무, 삼나무 군락 등 활엽상록수가 한 가득, 누구나 그윽한 정취를 내뿜는 공기에 흠뻑 취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820여 개의 계단을 하나하나 오르며 중력과 씨름하는 과정에서는 이마에 송글송글 땀방울이 맺히고, 숨이 ‘헉헉’ 차오르기도 한다.

 

이럴 때에는 잠시 걷던 걸음을 멈주고 눈과 귀에 신경을 집중시켜보자. 아름다운 광경과 온갖 새들의 지저귐이 눈과 귀를 즐겁게 해주기에 더없이 지친 몸에 힘을 불어 넣어준다.

 

이렇게 걷다보면 어느새 정상 산정호수에 다다른다. 도내 다른 오름과 달리 정상부에 형성된 분화구에 물이 고여 습지를 이루고 있는 모습은 물영아리오름에서만 볼 수 있는 경관으로, 원형이 잘 보존된 습지와 자연성이 높은 숲이 어우러진 비경을 감상하기 안성맞춤이다.

 

둘레가 약 1㎞에 깊이가 40m에 이르는 산정호수 습지는 환경부가 지정한 멸종 위기종인 물장군, 맹꽁이와 210종의 습지식물, 47종의 곤충, 8종의 양서류, 파충류 등 다양한 생물군이 서식하는 생태계의 보고다.

 

특히 비가 많이 온 후에는 습지가 마치 호수처럼 물이 가득해 아름답기 그지 없는 풍경을 볼 수 있다.

 

아울러 분화구 내 습지의 생태계 물질 순환과 육지화 과정 등을 연구할 수 있는 학술적 가치가 매우 높은 오름으로 각광받고 있다.

 

 

   

◆‘물보라길’은 2012년 이 마을의 주민들이 물영아리오름으로 몰려드는 탐문객을 분산시키고, 색다른 체험을 제공하기 위해 개설한 물영아리오름의 둘레길이다. 마을 명칭인 수(水·물), 망(望·바라보다)의 순 한글 이름을 빌려 ‘물보라길’로 명명했다.

 

4.8㎞ 길이의 물보라길에는 총 6가지의 테마가 있다. 길은 자연하천길, 소몰이길, 푸른목장초원길, 오솔길, 삼나무숲길, 상잣성길 등으로 나눠진다. 이를 돌아보는 데에는 성인 걸음으로 1시간에서 1시간 30분 정도 소요된다.

 

이곳을 따라 걷다 보면 수망팔경 중 하나인 ‘양망설산(仰望雪山)’을 감상할 수 있다. 정상에 눈이 덮여 있는 한라산의 모습은 그야말로 아름답고, 장엄하기 그지 없다.

 

또한 물보라길의 가장 동쪽 ‘수끝도’에서는 ‘동척조일(東脊照日)’을 볼 수 있는데 봉긋하게 솟은 오름의 군상 속에서 새벽 일출을 맞이할 수 있는 비경을 갖고 있다.

 

푸른 창공에는 정석비행장에서 날아오른 훈련용 비행기들이 왔다 갔다 하면서 눈을 뗄 수 없는 광경을 연출하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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