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이 없는 여고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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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혜 부모교육 전문 강사>

중학교 때, 잠시 일탈했던 딸이 고등학생이 되자 모든 의욕을 잃고 집에만 있다. 그 모습을 보기 안타까운 어머니가 다가가 뭐가 하고 싶은 지, 어떤 일을 하며 살 건지, 어떤 사람이 되고싶은지 이야기를 해보자고 하면 하고 싶은 것도, 되고 싶은 거도 없다고 한다. 대학도 미달하는 학과에 들어가 대강 졸업하면 그만이란다. 그러면서 휴일이 되어도 친구도 안만나고 잠만 자거나 TV만 본다는데... 부모가 어떻게 도와줘야 할까?


조금 시간이 걸리더라도 진짜 자기 인생을 살아보게 하려면 부모님이 기다려주실 수 있어야 한다. 긴 인생에서 일이 년의 방황은 아무 것도 아니다. 어머니가 일년 기다려주면 아이의 인생이 달라질 수 있다. 그런데 지금 어머니가 조급해하고 아이를 다그치고 억지로 뭔가를 하게 하려고 하면 아이 말대로 아무 대학이나 미달되는 학과에 들어가 어영부영 인생을 살게 될 수도 있다. 그러면 학교 다니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아이는 어머니가 어떤 생각으로 말하려고 하는지를 이미 알고 있기 때문에 말하고 싶지가 않은 것이다. 이럴 때 백 마디를 해보아도 아무 소용이 없다. 다른 말은 오히려 하지 않는 게 낫다. 일단 중학교 때는 여러 가지로 방황을 했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은 부분에서는 긍정적인 메시지를 표현했으면 좋겠다. 그저 아이의 마음을 이해한다고, 그러니까 고민있을 때 언제라도 엄마에게 이야기하면 된다고, 그리고 뭐가 되었든 하고 싶은 거, 배우고 싶은 게 생기면 엄마는 기꺼이 도와줄 수 있다고만 말하고 기다려준다.


아이의 마음을 들여다보자. 누구도 자기 인생을 함부로 살고싶지 않다. 단지 지금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지 막막할 뿐이다. 무기력 상태가 되어버린 것이다. 보일 수 있는 반응은 고작 아무런 꿈도 없는 것 같은 모습 밖에 없다. 이럴 때 어머니의 따뜻한 말과 격려가 필요하다. 어머니는 아이에게 기회가 있는 대로 “나는 절대 너를 포기하지 못한다.” 라고 말하자.
“엄마는 어떤 일이 있어도 너를 지켜줄 것이고 너는 결국 성공하고 행복할 것임을 믿는다.” 라고 말해줘야 한다.


이 어머니와 딸에게 특별히 제안하고 싶은 게 한 가지 있다. 둘이 여행을 했으면 좋겠다. 멀리 갈 필요도 없다. 제주도 일주를 하면 어떨까? 올레길도 걷고 가다 멋진 찻집에 앉아 차도 마시며 한가로운 시간을 가져보는 것부터 시작하자.


이 때 어머니가 아무 것도 딸에게 주문하면 안된다. 그냥 걷고 아이가 말하면 듣고, 아이와 함께 할 수 있다는 것만으도 감사하게 생각하자. 그러다 게스트하우스에서 여러 사람들, 특히 젊은이들의 생기 있는 모습을 같이 지켜보기만 해주자. 우린 지금 아주 소중한 추억을 만들고 있는 중인 것만 염두에 두자. 아무런 소득이 없어도, 아이가 변화되지 않더라도 적어도 멋진 추억 만들기 하나로도 충분하다. 그렇게 생각하고 아이와 삼일만 여행을 해보았으면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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