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대록산-아름다운 길, 특별한 인연, 마음은 하늘을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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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의 끝자락에서 큰사슴이오름과 작은사슴이오름을 찾았다.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 정석항공관 인근에 우뚝 솟은 이 오름은 멀지 않은 곳에 자리한 따라비오름에 유명세에 밀렸었다가 최근 나름의 멋이 입소문을 타면서 탐방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이 두 오름은 찾기도 쉽다. 한국관광공사 지정, ‘한국의 아름다운길 100선’에 선정된 표선면 가시리 녹산로에 위치해 있는데, 정석항공관 바로 오른쪽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내리면 바로 그 곳이 오름 진입로 이다.


산세(山勢)의 모습이 사슴을 닮았다고 해서, 그리고 옛날 이 오름에 사슴이 살았다고 해서 오름 이름이 붙여졌는데 규모가 큰 오름이 큰사슴이 바로 옆 작은 오름이 족은사슴이오름이라고 부른다, 한자로는 대록산(大鹿山)과 소록산(小鹿山),


조선 효종 때 이 오름을 비롯한 주변 지역에 조정이 관리하는 목장이 설치됐는데 그 목장이 바로 녹산장(鹿山場)이며 조정에서 필요한 어승마(御乘馬)와 전마(戰馬), 역마(役馬) 등을 생산했다.


이 오름을 제대로 느끼기 위해서는 오름 초입에서 직진하기 보다는 오른쪽으로 돌아 드넓은 목장지대를 가로질러 산체를 애둘러 오른 후 정상부에서 주차장 방향으로 하산하는 것이 좋다.


오름 정상부에는 굼부리를 한 바퀴 도는 산책로로 개설돼 있어 오름 속살을 온 몸으로 느낄 수 있다.
사슴을 닮았다고 해서 그런지 사슴의 순한 눈망울이 머리에 떠오르며 산행 내내 편안함이 느껴진다.


오름을 오르다보면 건강 뿐 아니라 오름과 주변의 경치에 몰입돼 일상생활의 모든 잡념이 사라진다. 그리고 바쁜 일상에서 항상 느끼는 타인에 대한 경계와 경쟁심이 없어진다.


그래서 오름 탐방 중 만난 생면부지의 사람들끼리도 스스럼없이 웃으며 인사를 나눈다.


또한 오름은 인연의 장소이기도 하다. 이날 필자와 같이 산행한 ‘제주의 오름 368’의 저자인 김승태 선생은 대록산 등반로 교차점에서 경기도 철원 군부대에서 함께 근무했던 전우를 40년 만에 만나기도 했다.


대록산에서 하산한 후 인접한 소록산으로 향했다. 20여 분 삼나무숲길과 농로길, 송림사이로 걷다보니 정상이다.


이 곳에서 지친 숨을 고르고 물 한자 마시면서 눈앞에 드넓게 펼쳐진 정석비행장 활주로에서 수시로 뜨고 내리는 경비행기를 보고 있노라면, 내 몸을 저 비행기에 실어 드넓은 창공을 마음껏 날고 싶은 충동이 인다.


현재 녹산로에는 유채 싹이 한창이다. 이제 머지않아 한국의 아름다운길 100선에 걸맞은 노란 유채꽃과 벚꽃이 가득할 것이다.

 

▲정석항공관=대록산과 소록산에서 하산했으면 이제 정석항공관을 찾을 차례다.

 

1998년 항공기 날개를 형상화한 모습으로 준공된 정석항공관은 1993년 대전엑스포 당시 대한항공 전시관이던 미래항공관을 이곳으로 옮겨와 새롭게 건립됐다.

 

도내 유일의 항공박물관으로 세계 항공의 역사, 각종 항공기 모형, 실제 항공기 조정석과 객실, 승무원복 변천사, 항공기 부품 전시장 등을 전시해 제주도민은 물론 관광객과 학생들에게 무료로 개방하고 있다.

 

이 곳의 백미는 실제 조종사가 훈련받는 시뮬레이터에 탑승해 교관과 함께 비행기 조정 체험을 할 수 있으며 파일럿과의 대화, 컴퓨터로 이륙·순항·착륙 과정을 시뮬레이션을 체험할 수 있다.
또한 셔틀버스로 맞은편 정석비행장으로 이동해 모형항공기 제작 및 날리기를 통해 비행원리도 학습할 있다.

 

조문욱 기자
mwcho@jejunews.com

 

참고 김승태·한동호 저 제주의 오름 3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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