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뮤지컬·애니메이션·캐릭터산업 해녀문화 꽃 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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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동화책 등 다양한 장르에서 활용 가능성
▲ 제주도영상 위우너회는 제주해녀를 주인공으로 한 애니메이션을 제작해 해녀박물관 방문객에게 소개하고 있다.사진은 4D애니메이션 '제주해녀 수애기' 스틸컷



모슬포에 한 해녀가 있었는데 아직 마마를 겪지 않은 사람이었다. 금로포를 지나가다가 바다거북 하나를 발견했다. 물이 말라있는 곳에 있어 이를 불쌍히 여기고 그것을 바닷물에 놓아주었다. 거북은 유연하게 헤엄쳐가면서 마치 고맙다고 인사하는 모양을 했다.


후에 용두암에서 전복을 따는 데 빛이 반짝거려 고개를 들자 보석 빛이 찬란한 가운데 한 노파가 있었다. 나를 반가이 맞으며 고맙다면서 말하기를 “그대는 나의 아들을 살려줘서 그 은혜에 감사할 바를 모르겠습니다”라고 했다. 그리고 꽃 한 송이를 꺾어 주면서 말하기를 “이것을 지니고 있으면 마마를 면할 수 있을 것입니다”고 했다. 물에서 나와 그것을 봤더니 바로 산호꽃이었다. 이후 늙어죽을 때까지 마마에 걸리지 않고 효험이 있었다. (‘산호해녀’, 이원조 ‘탐라지초본’ 기문조)


제주해녀 문화는 제주의 매력적인 문화 콘텐츠로서의 가치를 지닌다. 제주에 전해지는 해녀에 관한 전설은 ‘산호해녀’, ‘진주 할망’, ‘만행이 할머니’, ‘용궁 올레’, ‘점복 할망’, ‘해녀아들 송중이’ 등이 있는데 각 전설마다 다양한 이야기는 물론 해녀의 선행과 덕행 그리고 용궁의 모습이 등장한다. 해녀가 노를 저어 육지로 출가 물질을 나갈 때 불렀던 노래는 해녀들의 힘든 노동과 고단한 삶의 정서를 오롯이 담고 있어 그녀들의 삶의 현장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이 외에도 해녀만이 가진 항일의 역사는 제주 근대사와 경제사에서 주요 역할을 담당하며  해녀들이 하는 물질작업은 바다생태 환경에 적응하면서 만들어 놓은 독특한 기술이면서 민속지식이다. 또 제주시 구좌읍 하도리 바닷가 등 해녀생업과 생활 문화현장은 해녀의 삶을 고스란히 품고 있으며 해녀 공동체의 상징인 불턱과 해녀들의 성소인 해신당과 무속의례 등은 해녀의 전통문화를 느끼게 한다.
이렇듯 제주해녀는 제주에만 있는 세계적으로 희소성이 있는 문화이자 제주의 문화정체성과 독특함을 동시에 보여줄 수 있어 최근 해녀문화를 활용한 다양한 문화콘텐츠가 생산되고 있다.


제주해녀를 활용한 대표적인 문화 콘텐츠로는 ‘꼬마해녀 몽니’가 있다. ㈜아트피큐(대표 오태헌)는 2005년 제주해녀를 테마로 한 캐릭터 꼬마 해녀 몽니를 탄생 시켰다. 현재 꼬마 해녀 ‘몽니’는 애니메이션은 물론 게임과 캐릭터 상품, 동화책 등 다양한 장르에 활용되고 있다. 특히 꼬마해녀 몽니 애니메이션은 현재 공중파 방송은 물론 대만과 디즈니랜드, 중국, 싱가폴, 베트남 등에서 인기리에 방영되는 등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제주도 역시 제주해녀를 활용해 다양한 문화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 제주영상위원회는 2014년 제주해녀 홍보영상과 제주해녀를 주인공으로 한 4D 애니메이션을 제작·배포 했다. 현재 영상은 해녀박물관을 찾은 관람객들에게 제주해녀를 소개하는 데 활용하고 있으며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누구나 볼 수 있게 했다. 또 해녀박물관은 지난 1월 물소중이를 입은 해녀 ‘숨비’와 고무옷을 입은 해녀 ‘소리’ 캐릭터에 대한 디자인 등록을 완료하고 해녀 캐릭터를 활용해 실내 인테리어를 꾸미고 퍼즐상자 놀이를 만들어 관람객들에게 제공하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이 밖에도 매년 해녀 문화 전반을 담은 해녀축제가 가을 바다를 배경으로 열리고 있으며 제주 해녀의 탄생 설화를 담은 뮤지컬 ‘숨비 소리’와 ‘불턱’ 등 도내·외에서 해녀 이야기와 노래를 활용한 뮤지컬도 꾸준히 제작되고 있다.


좌혜경 제주발전연구원 제주학연구센터 연구원은 “해녀문화는 제주만의 고유한 콘텐츠”라며 “이를 활용해 경쟁력 있는 문화·관광 상품을 개발하고 제공한다면 관광객 유치는 물론 지역이미지 향상과 주민 소득 증대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단순히 해녀 알리기가 아닌 해녀 문화가 지닌 가치를 키울 수 있는 방법과 이를 실현할 수 있는 장치를 고안해 내는 데 적극적으로 나서야 된다”고 제언했다.

 

 

▲안광희 문화공동체 서귀포사람들 대표


“맨몸과 맨손으로 바다 속에서 해산물을 채취하는 제주해녀의 일상은 해외에서 신화 같은 이야기로 여겨진다.”


다큐멘터리 영화 ‘그림 그리는 해녀’를 통해 해외 영화제에 잇따라 초청을 받고 있는 안광희 문화공동체 서귀포사람들 대표(45)는 제주해녀의 문화적 가치를 ‘숨은 문화 원석’이라 정의 내렸다.
 

안 대표는 서울에서 태어나 미국 뉴욕에서 11년 간 생활했다. 그는 2011년 겨울 남원 큰엉 바다에 눈 내려던 풍광에 매료돼 서귀포 사람이 되기로 결심했다. 이후 그는 영화 ‘그림 그리는 해녀’ 등을 통해 해녀문화를 활용한 콘텐츠를 개발하는데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안 감독은 “맑은 날 뿐만 아니라 흐린 날이나 비오는 날, 눈 오는 날에도 매일 바다로 나가는 해녀를 보며 궁금함이 생겼다”며 “더운 날에는 아이스크림을 사가고 추운 날에는 커피를 타가면서 해녀 어머니들과 친구가 됐다. 해녀는 이주민인 나에게 최초의 제주인이자. 친구이자, 이웃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함께 하면 할수록 해녀 어머니들에게 보석 같은 이야기들을 들었고 그 안에서 놀라운 문화적 가치를 발견했다”며 “그 자랑스럽고 아름다운 해녀문화가 더 사라지기 전에 사람들에게 알려야겠다고 생각했다”며 해녀문화를 활용해 콘텐츠를 제작하는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해녀문화를 콘텐츠로 활용하면서 ‘훗날 사람들이 해녀를 어떻게 기억하게 할 것인가’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한다.


안 대표는 “영화를 만들면서 해녀는 살아 있는 문화라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며 “이 때문에 해녀를 대상화하는 것보다는 해녀 스스로가 그들이 가지고 있고, 만들어 온 문화를 끄집어 낼 때 그 가치가 커질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안 대표는 또 “아직까지는 제주해녀를 알리고 소개할 문화상품이나 문화콘텐츠 등이 부족하다”며 “제주도는 물론 많은 사람이 해녀문화가 더 사라지기 전에 보존은 물론 기억으로 남기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해 할 것”이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바다에서 물질하는 해녀를 보며 누군가가 해녀를 슬프고 혹은 불쌍하게 보는 것이 싫다. 해녀는 21세기에 자연과 함께 인간이 살아가는 모습을 가장 잘 보여주는 노동”이라며 “영화를 통해서 또는 다른 장르에 문화 콘텐츠를 통해서 해녀 스스로가 자기의 삶과 문화를 당당하게 끄집어내며 아름답게 비춰지길 바란다”고 바람을 전했다.

백나용 기자 nayong@je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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