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나 용서할 시간을 미리 정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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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혜 / 부모교육 강사

자기가 잘못한 게 뻔한 일에도 아이가 사과를 하거나 용서를 구하지 않아 어머니는 고민이라고 한다. 가만히 보면 아이 스스로도 잘못한 것임을 알면서도 그냥 입 다물고 있는데, 이럴 때 꼭 사과를 하게 해야할까? 아니면 자기가 잘못한 것을 알고 있는 것 같으니까 그냥 두어도 될까?


사과할 수 있는 것도 용기다.


사실 이 문제는 꼭 자녀와의 문제만이 아니다. 인간관계에서 많은 사람들과 부대끼다 보면 본의 아니게 타인에게 실수도 하게 되고, 오해도 하게 된다. 그런데 문제는 그 다음이다. 그런 하찮은 문제를 의외로 잘 해결해서 더 돈독한 관계로 발전할 수도 있고, 오히려 그런 작은 문제 때문에 소중한 관계가 무너질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대인관계에서 사과를 하고 안하고는 중요한 문제이다. 어린 때부터 가정에서 부모가 좋은 교육을 통해 깨닫게 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예를 들어 외갓집에 갔는데 아이가 엄마한테 함부로 하는 모습을 보여 엄마를 서운하게 했다고 치자. 여러 사람들도 있고, 상황도 그렇고 해서 엄마는 민망함을 참고 그냥 집에 오기는 했는데 그 행동에 대해 아이와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아니 아이의 잘못된 행동을 알게 해주고 다시는 그런 행동을 하지 않게 고쳐주고 싶은 마음으로 아이와 대화를 하게 된다.


“00야, 조금 전 외갓집에서 00가 엄마에게 눈을 크게 뜨고 대답하고 표정을 안좋게 하면서 다른 방으로 가버리니까 엄마가 많이 당황했어.” 라고 이야기 한다.  그러면 아이가 “어, 그러셨어요? 저는 다른 생각 없이 그렇게 했는데… 죄송해요.” 해주면 참 좋겠다. 그런데 우리 아이는 그렇게 활달하게 자신의 의견을 말하지 않는편이라(혹은 나름 자기도 불편한 마음이 있는지라) 자신의 행동이 아름답지 않았다는 것을 속으로 인정하면서도 그렇게 흔쾌히 사과를 해주지 않을 것이다.

 

이럴 때, 억지로 사과를 강요해서 “다시 그럴 거야 안그럴 거야? 그러면 다시는 너랑 같이 안갈 거니까 알아서 해!” 라고 하며 일단락 해버린다면 아이가 진심으로 사과할 기회를 놓치게 되는 셈이다.  이제부터가 중요하다. 조금 기다리는데 아이가 입을 다문 채 가만히 있다면 뭔가 자신도 할 이야기가 있는데 정리가 안된 상황인 것이다. 그렇다면 일단 생각할 시간을 주는 것이 좋겠다.


“00야, 엄마는 우리 00가 사과를 해주면 좋겠는데…, 30분 정도 생각해보고라도 이야기 해주면 좋겠어.” 그리고 30분 쯤 지났을 때 아이 방으로 가서 부드럽게 어깨에 손을 얹으며 “엄마한테 할 이야기 없어?” 하고 말 할 기회를 만들어 준다. 그러면 아이도 자연스럽게“음~ 생각해보니까 제가 잘못했네요. 죄송해요. 다시는 안그러도록 조심할게요.”라고 할 것이다. “그래~! 그렇게 말 해줘서 고맙다. 이렇게 사과할 수 있는 00의 용기가 참 아름답구나.” 라고 대답하며 안아준다면 아이는 한 뼘 쯤 더 자라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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