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녹용, 정확히 알고 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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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지영 한의사

우리나라에는 식품이나 의약품으로 명칭을 동시 사용할 수 있는 한약재(식약공용약재)가 200 여종을 웃돈다. 그래서 사람들이 마트나 시장에서도 약재를 아주 쉽게 접할 수 있다. 손쉽게 접할 수 있는 약재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알고 사용한다면 경제적으로 건강을 지킬 수 있다. 그러나 만약 제대로 알지 못한 채로 약재를 사용한다면 도리어 건강에 큰 위해를 입을 수도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매 해마다 약재를 함부로 사용하여 질병을 얻거나 사망하는 경우가 생긴다. 우리나라에서는 ‘무슨 병에 뭐가 좋다’는 정보를 들으면 해당 품목이 품귀현상을 빚을 정도로 불티나게 팔리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의료전문가들은 항시 우려 깊은 마음을 가지고 있다.


특히 요즘 국산녹용(鹿茸)사용을 표방하는 식품이 참 많이 나오고 있다. 예로부터 녹용은 최고의 한약재로 손꼽히며 온 국민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어르신들께서 봄가을로 녹용보약을 먹어야 한다는 말씀을 아직도 많이 하실 정도로 녹용은 대한민국에서 최고로 인기 있는 약재이다.


녹용은 면역 인자, 콜라겐, 성장호르몬이 풍부하고 조혈·강장 작용을 하는 훌륭한 약재다. 하지만 잘못 복용하면 두통·발열·소화불량·어지러움·출혈 등의 부작용을 겪을 수 있다. 그래서 한의원에서 녹용을 처방할 때에는 환자에게 각종 출혈질환, 심혈관과 뇌혈관계 질환, 성호르몬 관련 질환이 있는지 꼼꼼하게 살핀다. 임산부와 수유부, 영유아, 노인, 최근 수술 여부 등 다양한 경우 역시 고려한다.


그런데 녹용은 식약공용약재라서 마트나 시장은 물론 인터넷에서도 구입할 수 있다. 다만 의료인이 아닌 일반인이 구입가능한 녹용은 의약품용이 아니라 식품용이라 규제가 느슨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규정상 국산 사슴뿔은 의약품용으로는 사용할 수 없게 되어 있다. 여러 가지 이유 중 하나는 다음과 같다. 북미산 엘크종 사슴의 뿔을 잘못 복용하면 광록병에 노출될 위험이 있고, 국내에서 사육하는 사슴은 거의 모두 북미산 엘크종이기 때문이다. 토종 꽃사슴은 일제 강점기 때 무분별한 포획으로 멸종됐다. 멸종된 지는 벌써 70여년이 흘렀다. 현재 국내에서 사육하고 있는 사슴은 토종이라고 말하기 어렵다.


광록병 청정국가인 러시아나 뉴질랜드에서 안전성 검사를 거쳐 수입한 건조 녹용이 안전하다. 생녹용도 주의해야 한다. 건조되지 않은 상태인 데다 관리 기준도 미비해서다.


TV에서 광고하는 거니까 좋은 거겠지, 괜찮은 거니까 대기업에서 판매하겠지, 국산은 좋을 거야 등등의 생각에 대해 조언하고 싶다. “건강이 최고다.”라는 말이 있다. 약인 줄 알고 먹었는데 독이 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최우선가치인 건강에 대해서 더 꼼꼼하고 정확하게 챙기는 현명한 소비자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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