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손지오름-할아버지를 닮아 그놈 참 늠름하구나
(19)손지오름-할아버지를 닮아 그놈 참 늠름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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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과 생김새가 비슷해 예로부터 한라산의 손자라고 불린 손지오름. 손악(孫岳) 또는 손지악(孫枝岳·孫支岳)이라고도 한다.

 

제주시 구좌읍 종달리에 위치한 손지오름은 1136번 중산간도로와 1112번 비자림로가 만나는 송당사거리에서 수산리 방면 4.8㎞ 지점에 늠름한 자태를 뽐내며 솟아 있다.

 

해발 255.8m, 비고 76m인 이 오름의 비탈은 평평한 등성이를 이루는데 X자형으로 식재된 삼나무가 특히 인상적이다.

 

오름은 20분이면 정상까지 충분히 오를 수 있다. 하지만 많이 알려지지 않아 이렇다 할 산책로가 없다.

 

방문객들의 흔적조차 찾아볼 수 없는 오름은 길이 없기 때문에 오르려면 나름의 각오가 필요하다.

 

가파른 경사는 한 발 한 발 내디딜 때마다 숨을 턱까지 차오르게 만든다. 우거진 풀, 가시나무를 뚫고 지나가야 할 때면 ‘다시 내려갈까?’하는 마음을 갖게 한다.

 

그러나 정상에 도착하면 지금까지의 고생은 모두 잊게 된다. 항상 험난한 고통 끝에 선물이 주어지듯 정상에선 유일무이한 풍경이 한 폭의 수채화를 연상케 하듯 펼쳐진다.

 

멀리 북쪽으로 다랑쉬오름과 아끈다랑쉬오름이, 서남쪽에는 검은오름(동검은이오름)이 그림 같은 자태로 서 있다. 동쪽에는 용눈이오름도 들어온다.

 

남을은 가질 수 없는 나에게만 드러낸 세상에선 쉴 새 없이 카메라 셔터를 누르게 만들기 충분하다. 잠시 시간을 잊고 나만의 휴식을 청하기에 좋다.

 

자연의 민낯 그대로를 간직한 오름에는 산자고(까치무릇)와 보랏빛제비꽃, 노란솜양지꽃, 남산제비꽃 등도 서식하고 있다. 초원지대에는 야생 더덕이 군데군데 자란다. 또 억새가 오름의 90%을 차지해 가을이면 은빛 물결을 이룬다.

 

이제는 하산할 차례. 탁 트인 광활한 전망만을 바라보다간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마른 갈대가 많아 길이 미끄러울뿐더러 산책로도 없기 때문이다.

 

하산할 때는 우선 발의 앞부분보다 뒤꿈치가 먼저 지면에 닿도록 하는 것이 좋다. 발목과 무릎에 가해지는 무게는 본인 체중의 3배로 이는 등산에서 사고가 많이 발생하는 이유 중 하나다.

 

평소보다 더 무릎을 구부린다는 생각으로 탄력 있게 내려와야 하며, 절대 뛰어서는 안 된다.

 

 

*종달리 수국길

수국의 계절 6월. 제주에서 수국으로 빠질 수 없는 곳 가운데 하나가 바로 제주시 구좌읍 종달리다.

 

하도초등학교에서 종달리 해안도로 방면으로 가는 도로 양쪽에는 수채화 물감을 옅게 뿌린듯한 수국들이 탐스럽게 피어 있다.

 

수국은 알칼리성 토양에서 분홍색을, 산성 토양에서는 푸른색을 띤다고 한다.

 

이 수국들은 해안도로변에 각종 꽃모종을 심어 사계절 꽃과 바다가 어울리는 풍경을 조성하고자 2002년 9월 심어져 현재 제주지역 최고의 관광 명소 가운데 하나로 꼽히고 있다.

 

한 가지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면 주변에 주차할 곳이 없다는 것이다. 도로변에 차를 세우고 수국을 관람하는 이들이 많은 만큼 운전자들은 특별히 신경 써서 운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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