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가족이 갑자기 쓰러진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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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보석 신경과 전문의

순간 의식을 잃고 쓰러지는 증상은 누구나 한두 번쯤 경험할 수 있는 증상입니다. 하지만 본인이나 주변인이 쓰러지게 되면 뇌졸중이나 간질이 아닌가 걱정이 되기 마련입니다.


일시적인 의식 소실로 쓰러지는 원인은 대부분 실신(Syncope)으로 뇌로 가는 혈류가 급작스럽게 감소하여 자세를 유지하지 못하는 상태를 말합니다. 실신까지는 아니지만 어지러우면서 온몸에 힘이 빠지고 곧 쓰러질 것 같은 느낌을 받는 다면 실신전(Presyncope)이라고 하며 원인은 실신과 동일합니다.


이러한 증상은 높은 혈압이 60mmHg 이하로 떨어져 뇌혈류가 급격히 가소하면 발생하게 됩니다. 증상은 갑작스럽게 나타나며 의식을 잃는 시간은 1분미만으로 지속시간이 짧고 저절로 회복되는 것이 특징입니다.


실신의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그중 혈관미주신경실신은 21%의 비중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이어 심장원인 9%, 기립성저혈압 9%로 동일하며 기타원인으로는 교감신경긴장도를 감소시키는 약물 부작용, 배뇨실신, 기침실신, 식후 실신 등으로 나타납니다. 실신의 원인 중 40%는 원인을 분류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상기원인들은 모두 혈압을 떨어뜨리는 원인이 됩니다.


혈관미주신경 실신은 젊은 사람들에게도 흔히 나타납니다. 주로 피, 사고와 같은 강한 감정적 자극에 노출되거나, 탈수 및 공복, 심한 통증, 신체 손상 후 공포와 통증 등이 이러한 실신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우리 몸은 신체활동을 하고 자세를 변화하는 동안에도 혈압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은 대동맥과 목정맥 그리고 심장벽의 기능 때문입니다. 심장벽에 있는 압력수용체는 혈압이 떨어지면 혈관 운동반사에 의해 자동적으로 혈압과 삼박출량을 올림으로써 혈압을 높이게 됩니다. 기립성 저혈압의 경우 혈관 운동반사가 불안정하여 실신하게 되는 경우로 주로 누운 자세로 있다가 갑자기 일어나는 경우 자주 발생합니다. 이는 당뇨병이나 파킨슨병, 오랜 음주습관이 있을 경우 더욱 발생하기 쉽습니다.


심장질환이 원인이 되는 경우는 특히 노인에게서 흔하게 나타나며 5년 내 사망률이 50%를 넘기 때문에 진단이 매우 중요합니다. 그러므로 실신이 발생했다면 반드시 심장내과 진료를 받아보아야 합니다. 특히 명확한 유발 요인이 없거나 쓰러지기 전에 식은땀, 구역 증상, 실신 전 두근거림, 습사나 심장질환의 가족력이 있을 때에는 의심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뇌혈관질환도 드물게 실신을 유발하는 요인이 됩니다. 혈압이 조금만 떨어지더라도 척추동맥의 협착증이 심한 환자들은 의식을 잃을 수 있습니다. 때문에 CT나 MRI를 통한 혈관검사가 필요합니다. 이외에도 공황장애나 과호흡 증후군 같은 불안장애, 간질 발작으로도 쓰러지는 경우가 종종 나타나기 때문에 자세한 병력 청취 및 목격자의 진술이 무엇보다 중요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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