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정물오름-자식을 품는 어머니 품과 같은 오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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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시 한림읍 금악리에 위치한 정물오름은 마치 자신에게 달려오는 아이를 품에 안기 위해 두 팔을 벌린 엄마의 모습이다. 사진은 전물오름 전경

엄마가 어린이집에서 돌아오는 아이를 맞이하기 위해 집 앞 골목길서 기다린다.

 

어린이집 차량에서 내린 아이는 저 만치서 엄마가 보이자 뛰기 시작하고, 엄마는 두 팔을 벌려 자신의 품으로 뛰어오는 아이를 꼭 안아준다.

 

TV속 드라마나 광고에서 자주 등장하는 모습이다.

 

제주시 한림읍 금악리에 위치한 정물오름이 마치 자신에게 달려오는 아이를 품에 안기 위해 두 팔을 벌린 엄마의 모습이다.

 

엄마의 품처럼 따스함이 있어서 인지, 이 오름 안팎에는 저승의 안식처인 무덤들이 많다.

 

해발 466m의 기생화산으로, 북서쪽으로 넓게 벌어진 말발굽형 화구를 가진 정물오름은 남서쪽에서 다소 가파르게 솟아올라 꼭대기에서 북서쪽으로 완만히 뻗어 내리면서 오름 북서쪽으로 두 팔을 벌린 형태를 하고 있다.

 

오름 기슭 주차장 입구에 ‘정물’이라고 불리는 쌍둥이 샘물(雙泉)이 있어 이 샘의 이름에서 오름의 이름이 유래됐다.

 

정물오름은 오름 자체의 아름다움도 있지만 멀리 평화로에서 바라보는 오름 스카이라인의 경관의 일품이다.

 

평화로에서 이시돌로 빠지는 교차로에서 바라보는 새별오름, 정물오름, 당오름, 금오름, 도너리오름 등의 제주서부지역의 오름 군락이 이뤄내는 스카이라인에 감탄이 절로 난다.

 

정물오름에 들어서면 좌우로 산책로가 나눠지는데 오른쪽은 다소 가파르고, 왼쪽은 완만한데 어느 곳을 택하던 정상에서 만난다.

 

정물오름을 제주서부 오름치고는 큰 나무들이 없어 주변 경치를 조망하기에 최고다.

 

정물오름이 다른 오름과 다른 점은 오르다 힘들 때 뒤를 돌아보면 새로운 경치가 펼쳐진다.

 

높이 오를수록 더욱 아름다운 경관이 탐방객을 반긴다.

 

이렇게 오르다 쉬고, 오르다가 뒤를 돌아볼 때마다 새롭게 펼쳐지는 주변 경관을 만끽하다 보면 어느 새 정상이다.

 

정상에 서면 사방에 막힘이 없다. 저 멀리 한라산을 비롯해 서귀포시, 안덕면, 한경면, 애월읍 등 제주 서부지역이 한 눈에 들어온다.

 

정물오름의 백미는 오름 뒷 사면의 억새군락이다. 가을이면 오름 전체가 은빛물결로 출렁이는데 인근의 새별오름과도 뒤지지 않고 도내 오름 중 최고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름은 자신이 품고 있는 아름다움을 아무에게나 선사하지 않는다. 거친 숨을 몰아쉬고 땀을 흐리며 찾아오는 자에게만 허락한다. 우리의 인생도 땀 흘리지 않고 얻을 수 있는 것은 없다.

 

정물오름 정상에서면 바로 코앞에 있는 것이 당오름이다. 이곳까지 왔으니 당오름에 오르는 것도 좋다. 정상 뒤편으로 내려간 후 목장을 건너면 어렵지 않게 당오름에 오를 수 있고 당오름만의 간직한 비경도 놓칠 수 없는 절경이다.

 

♦테쉬폰

 

정물오름서 차량으로 약 2분정도 이시돌목장으로 들어가면 ‘테쉬폰’이라고 불리는 낡은 시멘트 건물이 있다.

 

이 건물이 사람들 사이에 유명세를 타면서 정물오름보다 오히려 이 건물을 찾는 사람들의 발길이 더 많을 정도다.

 

기둥이 없는 비닐하우스와 같은 모양의 이 건물은 현재 워낙 낡고, 곳곳이 파손돼 있어 첫 인상은 약간 차가운 느낌이다.

 

그러나 이 낡은 시멘트 건물과 주위의 나무를 가만히 보고 있으면 어느새 그 차가움은 따스함과 부드러움으로 다가 온다.

 

이 때문에 이 곳에는 사진작가들은 물론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으며 신혼부부들의 웨딩촬영장소로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그 옆에는 ‘이라크 바그다드 인근에 테쉬폰(Cteshphon)이라 불리는 곳에 이 건축물의 기원을 찾을 수 있어 이러한 양식의 건물을 테쉬폰이라고 한다…그곳에는 약 2500년 전부터 전해 내려오는 건물이 있다…이 곳 이시돌에는 1961년부터 목장 숙소용으로 건축됐고 그 후에 사료공장, 협재성당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됐다….’는 건물에 대한 설명 표지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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