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대 "마지막 아쉽지만…태극마크 잠시 반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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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달 코리아오픈 끝으로 국가대표 잠정 은퇴
해외 리그 진출 추진…국내 대회와 병행
"후배에게 기회 주고, 부담 없이 운동 즐기며 미래 구상하고파"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리우올림픽에 임했습니다. 이제 잠시 물러나 있을 생각입니다."
   

한국 배드민턴의 간판스타 이용대(28·삼성전기)가 국가대표 은퇴 의사를 밝혔다.

   

이용대는 다음 달 한국에서 열리는 코리아오픈 배드민턴 슈퍼시리즈에서 마지막으로 태극마크를 달고 출전할 계획이다.

  

다시 돌아올 수 있다'는 가능성은 열어놨다.

   

19일(한국시간) 리우올림픽 배드민턴 경기장인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리우센트루 연습코트에서 이용대를 만났다.

   

자신의 리우올림픽 일정은 모두 끝났지만, 후배 이동근(26·MG새마을금고)과 배드민턴 한판을 치려고 텅 빈 코트를 찾았다. 그만큼 이용대는 배드민턴을 좋아한다.

   

이용대는 "아직도 배드민턴이 재밌다. 앞으로도 계속 스포츠의 길을 가면 행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데도 이용대는 태극마크를 반납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그는 최근 이득춘 국가대표팀 감독과 면담하면서 이 같은 의사를 전했다.

   

먼저 후배에게 길을 터주겠다는 생각이 있다고 이용대는 설명했다.

   

그는 "후배들에게 기회를 주는 게 옳다고 생각한다. 저도 선배님들에게서 그런 기회를 받아서 메달까지 땄다. 어린 선수들이 기회를 받고 성장해야 대한민국 배드민턴이 더 탄탄해진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용대는 20세이던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 나가서 혼합복식 금메달을 땄고, 이후 8년간 한국 배드민턴의 간판선수로 활약했다.

   

남자복식 동메달을 딴 런던올림픽에 이어 이번 리우올림픽까지 올림픽도 3번이나 경험했다.

   

그는 "저는 국가대표로서 다음 올림픽이 있는 4년을 바라보겠지만, 후배 선수는 8년, 12년을 보고 뛸 수 있다. 다른 선수들도 저처럼 올림픽에 3번씩 나오는 기회와 혜택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만약 후배들의 성적이 안 나오고, 제 실력이 좋으면 국가가 부를 때 당연히 오려고 생각하고 있다"고 복귀 가능성을 열어놨다.

   

"진짜 나가면 다시 돌아오고 싶을 것 같기도 하다"며 웃었다.

   

셔틀콕을 손에서 놓는다는 의미는 아니다.

   

이용대는 "국가대표만 나갈 뿐이다. 아직도 배드민턴이 재밌고, 땀 흘리는 것을 좋아한다. 운동은 꾸준히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용대는 국내 대회에는 꾸준히 출전할 예정이다.

   

새로운 길도 가려고 한다.

   

그는 해외 프로리그에서도 뛸 생각을 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인도, 중국 등에는 한국의 프로야구 KBO리그처럼 배드민턴 리그가 활발하게 열리고 있다.

   

이용대는 "배드민턴의 슈퍼시리즈 국제대회가 없는 12월부터 다음 해 2월까지가 해외 배드민턴 리그 시즌이다. 그 기간에는 해외 리그를 돌고, 이후 4월부터 국내 대회가 시작하면 한국에서 무조건 뛸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까지는 올림픽에 집중해왔기 때문에 어느 리그에서 어떻게 뛸지 정해진 것은 없다"고 밝혔다.

   

리그를 운영하는 나라들에서 배드민턴은 '국민 스포츠'다. 스타성이 뛰어난 이용대는 현지 팬들에게서 "오빠 사랑해요"라고 한국말로 애정표현을 받을 정도로 인기가 많다.

   

이용대는 "즐기면서 배드민턴을 하고 싶은 마음도 크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또 "가족도 중요하다. 지난 4년간 한 달에 2∼3주는 국제대회 참가로 외국에 있으니까 부모님과 있을 시간도 없던 게 힘들었다"며 '생활'도 누려보고 싶다고 털어놨다.

   

또 진지하게 앞으로의 진로를 구상할 시간도 필요했다.

   

그는 "지금까지 달려오기만 했다. 일단 부담을 덜어내고 운동을 계속하면서, 미래에 대해 생각을 좀 해보고 싶다"고 밝혔다.

   

'부담'의 무게에 대해서는 이번 리우올림픽에서 크게 느꼈다.

   

이용대는 유연성(30·수원시청)과 함께 리우올림픽 배드민턴 남자복식에 출전했다.

   

세계랭킹 1위인 간판선수였기에 기대감이 컸다. 이용대와 유연성도 선수로서 금메달을 목표로 했다. 실력과 자신감이 있었지만, 부담과 압박감이 그림자처럼 따라왔다.

   

이용대는 "그런 부담과 압박을 이기려고 더 열심히 했다. 준비는 잘 돼 있었고 컨디션이 나쁘지 않았는데 올림픽에 1위로 나간다는 무게가 무거웠다. 지면 안 되는 상황이었다. 마음이 무거워지면서 몸도 무거워졌다"고 아쉬워했다.

   

이용대와 유연성은 리우올림픽 8강에서 탈락했다. 유력한 금메달 후보가 준결승 문턱도 넘지 못하고 주저앉은 것은 충격적인 결과였다.

   

이용대는 "솔직히 1위로서 그런 부담쯤은 항상 느꼈고 극복했었는데, 이번에 못 넘은 게 잘못"이라고 말했다.

   

탈락 이후 사흘이 지났다.

   

이용대는 "계속 그 경기를 생각했다. 올림픽만 바라보고 왔기 때문에 아쉬움이 많다. 4년간 잘 해왔는데 마지막 한 대회로 평가를 받았고, 성적이 좋지 않았다. 아쉽기만 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결과는 받아들여야 할 것 같다"며 웃음을 지어 보였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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