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감기엔 도라지 달인 물 천천히 삼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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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길경(도라지)-한의사·제주한의약연구원장

얇은 이불로 잠을 설치고 나서는 며칠 전부터 두꺼운 이불로 바꿨다.


요즘 같은 환절기 때는 일교차가 커지면서 면역력이 저하되기 때문에 자칫 감기에 걸리기 쉽다. 아니나 다를까 우리 연구원에도 벌써 몇 명이 감기에 걸렸다.


감기 치료에는 휴식이 최고이다. 잠시 쉬라는 신호로 받아들이는 게 가장 좋다. 하지만 휴식만으로는 바로 증상이 가라앉지 않기에 우리는 흔히 약을 찾게 된다.


특히 목감기가 오면 열감과 함께 통증이 동반되면서 음식물 섭취가 곤란해지는 등 여간 불편하지 않다.


이때 좋은 한약재가 바로 우리가 즐겨먹는 도라지이다. 목감기에 좋은 도라지는 따뜻하고 습윤한 기후에 배수가 잘되는 사질 토양을 좋아한다.


제주가 그런 환경을 지니고 있어서 대체로 잘 자라는 편이다. 그래서 도라지는 2015년만 해도 276톤이 생산되어 제주지역에서 생산되는 약용 작물 중 더덕, 오가피에 이어 3번째로 많이 재배하는 작물로 꼽혔다.


도라지의 생약명은 길경(桔梗)이다. 길경(桔梗)은 다년생 본초인 도라지의 뿌리를 건조한 것으로 가래를 없애고 기침과 천식을 없애는 효능을 지닌다. 특히 열담(熱痰) 해소에 좋은데 평소 체질이 열하거나 증상에 열을 끼는 경우, 예를 들어 가래 색깔이 노란색인 경우가 그렇다.

 

▲ 길경의 뿌리를 말며 절편한 모습.

‘동의보감’에서는 “폐열로 숨이 가쁜 것과 인후통을 치료한다. 나물로도 만들어 사시(四時)로 복용한다.”라고 했다.


감기로 인해 목이 붓고 아플 때는 감길탕이라고 하여 길경에 감초를 더해 달여 먹으면 좋다. 길경 12g, 감초 4g으로 해달여 먹되 대략 물이 3분의 1정도 될 때까지 달인다.


마실 때는 목을 적시면서 천천히 넘어가게 하는 것이 좋다. 편도와 인후두 부위가 텁텁해지는 기분이 들 것이다. 마시는 과정에서도 해독 효과를 거두기 위함이다.


원래 도라지꽃은 보라색이 많다. 간혹 흰색 도라지꽃이 같이 섞이는데 생육 면에서 경쟁에밀려 도태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래서 우리의 인식 속에는 일반적으로 도라지 꽃 하면 보라색을 떠올리는 것이다. 하지만 ‘도라지 도라지 백도라지 심심산천에 백도라지’라는노래 구절이 있듯이 우리 정서 한 켠에 자리잡은 도라지꽃이 또한 흰색이다.


지금은 꽃이 다 지고 없겠지만 제주의 선흘리에 가면 장관을 이루는 이 백도라지 군락지를 만날 수 있다. 해발 360고지 선흘 2리 일대 한 농장에서 2만평의 백도라지가 재배되고 있는 것이다. 한 농부의 오랜 시간 집념어린 백도라지 재배 연구가 낳은 결과이다.


이를 통해 제주인으로서는 처음으로 ‘대한민국 최고 농업기 술명인’으로 선정되기도 한 한기림JK백도라지연구소의 이기승 대표는 “처음에는 일반 도라지와 혼합 재배했지만 백도라지는 성장이 자꾸 늦어져 이대로라면 멸종될 것 같았다”라며재배 동기를 밝혔다.


하지만 현재 백도라지 시장 상황은 녹녹지 않은 듯하다. 뿌리에 잔가지가 많고 다듬기가 불편해 농가들도 재배를 회피하는데다 관능 면에서 떨어진다는 이유로 시장에서 외면 받고있다는 것이다.
이로서 점차 재배 면적도 축소되는 상황이라며 아쉬움을호소한다.


도톰하고 보기 좋게 살이 오른 인삼에 비해 산삼은 가늘고볼품없다. 이처럼 관능상의 형태만 가지고 효능을 논할 수는없다.


특히 농업은 1차 농산물만으로는 높은 부가가치를 올리기어렵다.


부가가치를 높이는 농업의 6차화를 위해서는 백도라지처럼차별적인 작물이 훨씬 더 활용 가능성이 높다.


이미 30년 넘게 애써서 제주의 토양에 맞게 토착화한 백도라지의 효능과 활용 방안에 대해 깊이 있는 연구와 지원이 꼭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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