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조작에 도박·성 추문까지…갈 곳 잃은 선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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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지만·이태양, 보류선수 명단에서 제외
승부조작 자진 신고한 유창식은 마트에서 근무 중

매년 11월 30일은 프로야구에 찬바람이 부는 날이다.

   

'내년에도 우리 팀에서 뛴다'는 걸 의미하는 보류선수 명단 공시일인데, 여기에 포함되지 못한 선수는 곧 방출을 의미한다.

   

올해는 모두 54명의 선수가 보류선수 명단에서 제외됐는데, 이중 국가대표 출신인 투수 안지만(33)·이태양(23)의 이름이 눈에 띈다.

   

안지만은 해외 원정도박과 불법도박 사이트 개설에 돈을 보탠 혐의를 받고 있고, 이태양은 승부조작에 가담해 1심 판결까지 받았다.

   

올해 KBO리그는 한국 프로스포츠 사상 처음으로 시즌 누적 관중 800만 명을 돌파하며 양적인 면에서 확실한 성과를 얻었지만,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았다.


◇ 승부조작, 가담하면 야구공 놓는다 = 이태양이 승부조작에 개입한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는다는 게 알려진 건 7월 20일.

   

4년 전 승부조작으로 영구제명된 박현준·김성현의 사례가 프로 선수들에게 전혀 경종을 울리지 못했다는 게 입증된 순간이다.

   

이태양은 모두 4경기에서 브로커와 짠 대로 일부러 볼넷을 내주는 방식으로 경기를 조작하고서 2천만원을 받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지난 8월 열린 재판에서는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 추징금 2천만원을 선고받았고, 법정에서 "죄송하다"며 뒤늦은 후회를 했다.

   

KBO로부터 참가활동 정지 징계를 받은 이태양은 최종 형이 확정되면 2012년 박현준·김성현처럼 영구 실격 처분이 유력하다.

   

한국야구를 대표할 잠수함 투수가 범죄자로 그라운드를 떠나게 된 것이다.

   

또 다른 승부조작 가담 혐의자 문우람(국군체육부대·구속)과 이성민(롯데 자이언츠) 역시 이태양과 유사한 길을 걸을 것으로 보인다.

   

계약금 7억원을 받았던 유망주 유창식(KIA 타이거즈)은 조금 상황이 다르다.

   

유창식은 KBO가 정한 '자진 신고 기간'에 승부조작 가담을 실토했고, 리그 차원의 영구 실격은 면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수년으로 예상되는 자격정지는 피하기 힘들고, 돌아온다 해도 구단에서 받아줄지 미지수다.

   

현재 유창식은 마트에서 일하며 재판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KBO 통산 홀드 1위 안지만도 범죄자 추락 = 안지만은 2014년 시즌이 끝난 뒤 4년 총액 65억원에 삼성 라이온즈와 계약을 체결해 역대 불펜투수 최고액을 경신했다.

   

'삼성 왕조'의 핵심 선수로 활약한 안지만은 국가대표로도 활약했고, 통산 177홀드로 KBO리그 최다 홀드 기록까지 보유했다.

   

하지만 불법 원정도박에 연루되면서 안지만의 추락이 시작됐다.


2015시즌 막판 안지만과 윤성환(이상 삼성), 임창용(KIA), 오승환(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마카오에서 원정도박을 했다는 게 드러났다.

   

경찰 수사가 늦어지면서 윤성환과 안지만은 올해 프로야구 엔트리에 포함돼 경기에 출전했고, 그 가운데서도 안지만은 부진한 모습을 보여 7월 19일 1군에서 제외됐다.

   

그러다 안지만은 해외 원정도박 외에도 국내 인터넷 도박과 불법도박 사이트 자금 지원 혐의가 새롭게 드러났고, 삼성은 곧바로 안지만과 계약을 해지했다.

   

안지만 역시 승부조작 가담선수와 마찬가지로 KBO로부터 참가활동 정지 처분을 받았고, 수사 결과에 따라 그 이상의 징계를 받을 수도 있다.

   

◇ 왕년의 홈런왕, 성 추문으로 그라운드 떠나 = 2009년 홈런왕·MVP로 '이적생 신화'를 쓰며 KIA를 10번째 우승으로 이끈 김상현(36)은 SK 와이번스를 거쳐 작년부터 신생팀 케이티 위즈에서 뛰고 있다.

   

지난해 홈런 27개를 기록해 재기에 성공한 김상현은 올해 부상과 부진이 겹쳐 팀 2군 구장이 위치한 전북 익산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졌다.

   

그러던 중 한 야구선수가 익산에서 차 안에서 음란행위를 하다 적발됐다는 사실이 알려졌고, 이 선수가 김상현으로 확인되면서 야구계는 큰 충격에 빠졌다.

   

김상현은 6월 16일 한 주택가에 차를 세워둔 뒤 음란행위를 하다 길을 지나던 20대 여대생의 신고로 불구속 입건됐다.

   

선수단의 연이은 일탈 행위로 골머리를 앓던 케이티 구단은 베테랑 타자의 추문에 곧바로 임의탈퇴 카드를 꺼냈다.

   

아직 KBO 징계조차 정해지지 않았지만, 김상현은 적지 않은 나이에다가 사회적 파장을 고려했을 때 그라운드 복귀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최근에는 한 프로야구 선수가 대리기사를 성추행했다는 신고가 접수되기도 했다.

   

해당 선수는 강하게 부인하고 있지만, 프로야구 선수를 바라보는 대중의 시선은 날로 차가워지고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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