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 중턱에도 산양삼 재배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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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인삼(하)-한의사·제주한의약연구원장

우리나라는 역사적으로 인삼이 유명했다.

과거에 중국과의 교역에서 인삼은 우리나라의 중요한 특산물이었고 어느새 ‘고려인삼’은 한국의 대표적 브랜드로서 고유명사가 되었다.

하지만 ‘고려인삼’의 유래를 찾다보면 불편한 진실이 드러난다.

5세기경 양나라 도홍경이 집필한 ‘본초경집주’에 의하면 ‘고려(당시 고구려의 명칭)는 곧 요동지방이다(高麗?是遼東)’라고 하였으니 지금의 중국 동북 영토에 해당한다.

이러한 역사적 배경을 기반으로 중국에서도 고려삼(高??)이라는 이름을 내걸고 인삼을 상품화하고 있다.

우리에게는 생소한 사실일지 모르지만 인삼 시장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세계 최고이다.

특히 길림성의 백두산 일대는 전 세계 인삼 생산량의 70%, 세계 유통량의 60%를 차지하는 중국의 대표적인 인삼 생산 기지로 알려져 있다.

고려인삼의 기원도 고구려의 요동에서 비롯하였으니 효능 면에서도 뒤처질 리 없다.

식물 분류 체계상 인삼 속(Panax 속)에는 10여 종이 있다. 대표적인 것이 인삼(Panax ginseng C. A. Meyer), 중국의 삼칠(Panax notoginseng(Burk) F. H. Chen), 그리고 북미의 서양삼(Panax quinquefolia L.)이다.

이 중 인삼에 생리활성 성분인 진세노사이드의 종류가 현재까지 발견되기로 37가지로서 가장 많다.

특이한 점은 인삼 속에 속하면서 종은 다른 ‘삼칠’의 경우 특정 진세노사이드가 다량 함유되었지만 전체 가짓수는 10여 종에 불과하다.

한의학에서 약재로서의 쓰임은 양자가 전혀 다르다. 삼칠은 보기약으로서가 아니라 이와 전혀 효능이 다른 어혈약으로 쓰이기 때문이다.

‘화기삼’이라고도 불리는 서양삼은 인디언들도 전통적으로 약으로 쓴 예가 있으며 근래 들어 중국에서는 인삼과 달리 성질이 차서 열이 있는 사람한테 좋다고 하여 대량 유통되고 있다고 한다.

 

본초경집주에는 중요한 또 한가지 사실을 언급하고 있다. 요동지방에서 나는 고려인삼보다 백제 지방에서 나는 인삼의 효능이 더 좋다는 것이다.(高麗?是遼東 形大而虛軟 不及百濟)

그 기원으로 인해 고려인삼에 대한 우리의 고유성이 퇴색된다면 ‘백제인삼’에 대한 새로운 브랜드 사업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백제 지역에 해당하는 금산 인삼이 국내에서도 유명하다.

아쉽게도 제주에는 인삼이나 산삼에 대한 기록이나 보고가 없다. 자생적으로는 자라지 않고 재배된 적도 없었다.

하지만 10여년 전부터 한라산 중턱에 산양삼을 재배하는 시도가 있어왔다.

산양삼은 인삼 씨앗을 산에 인위적으로 뿌려 재배한 삼을 이른다.

김철수 전 한라산연구소 소장을 비롯한 몇 분이 인삼 씨앗을 한라산 중턱의 표고버섯 재배단지에 심어보기 시작했는데 재배에 성공한 것이다.

산양삼 재배농가에 따르면 현재 한라산 해발 500m 이상 고지에서 재배가 가능하며 비가 많은 한라산 동쪽보다 덜한 서쪽이 서식환경으로 더 좋다고 한다.

아직 몇몇 농가에 해당하는 소규모 생산이라 산업화 의미는 크지 않지만 제주의 산양삼 재배 성공의 의미는 작지 않다.

소규모일지라도 그만큼 고급화가 가능하고 소량으로도 할 수 있는 산양삼 약침 등 의료용 상품의 개발 가능성 때문이다.

검사 결과 타 지역의 산양삼보다 우수한 성분 분석 결과를 보였다고 하니 주목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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