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출, 습을 제거하는 효과 탁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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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창출과 백출(中)-한의사·제주한의약연구원장

창출과 백출은 모두 건비제습(健脾除濕)의 효능이 있다. 건비제습은 비기(脾氣)를 돋구고 습을 제거하는 효능을 이른다. 특히 창출은 방향화습약(芳香化濕藥)의 대표약으로서 제습의 효능이 강하다.『本草學』에서도 ‘밖으로는 풍습(風濕)의 사기를 제거하고 안으로는 비위(脾胃)의 습사(濕邪)로 인해 생긴 병증을 치료하니 모든 습증에 응용할 수 있다’라고 하고 있다.

濕이란 무엇일까? 하늘의 기운 중에 풍한서습조화(風寒暑濕燥火)의 육기(六氣)가 있다. 그 중에 濕이 있는데 눅눅한 날씨나 비와 안개를 연상하면 되겠다. 제주가 대표적으로 습한 지역이다. 비와 안개가 잦다.

이런 습한 날씨에 우리 몸은 어떤 반응을 하는가. 몸이 무겁고 찌뿌드드하는 경험이 있을 것이다. 마음도 무거워질 수 있다. 또 이런 날씨에 어르신들은 허리와 무릎이 더 무겁고 시리다고 하신다. 이런 현상을 ‘동기상감(同氣相感)’이라 한다. 서로 같은 기운이 더해졌을 때 그 증상이 심해지는 것이다. 몸이 차면 찬 기운에 약하고 열하면 더운 기운에 약하며 습한 사람은 습한 기운에 약한 법이다. 따라서 습한 체질은 덥고 습한 날씨에 컨디션이 떨어지며 몸 안에 숨어있던 습증상이 나타난다. 중탁하게 내려앉는 성질이 대표적인 습의 속성인데 우리 몸에 습한 기운이 있어 이런 날씨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다.

하나 더 예를 들어 보자. 이끼는 습한 곳에 주로 낀다. 필자의 출근길인 연동 신대로에는 아름드리 녹나무가 운치를 뽐내는데 밑둥마다 곰팡이 피듯이 이끼류가 잔뜩 끼어 있다. 원래 제주날씨가 습해서 그렇다. 우리 몸의 습한 기운의 이끼라 하면 무좀, 습진, 아토피 등을 들 수 있다. 주로 아래쪽에 구석진데 생겨나고 당연히 습한 여름에 심해진다. 이것 또한 모두 습(濕)의 증상이기 때문이다.

비인다습(肥人多濕)이라고 했듯이 비만도 습의 범주로 해석될 수 있다. 비만한 사람은 몸이 무겁고 잠자도 피곤할 것이고 아마 습진이나 무좀에 걸리는 비율도 높을 것이다. 지방간 특히 비알콜성 지방간은 권태감이나 피곤함을 호소하는데 이 또한 濕의 범주로 볼 수 있다. 그래서 『東醫寶鑑』은 ‘人腹 脹, 倦怠四肢, 關節疼痛而煩, 或一身重着’이라고 습의 증상을 기술하고 있다. 즉 복부팽만하고 사지가 나른하고 온몸이 무거운 증상은 다 濕이다.

현대 의학적으로 습사는 비만인에게서 주로 발생하는 만성 염증의 병기와 관련 있다. 근래의 연구들은 비만한 사람의 지방세포에서 낮은 수준의 만성 염증이 발생한다는 의견이 꾸준히 제시된다. 그래서 비만한 사람에게는 오십견, 통풍, 무좀, 습진 등 다양한 염증성 질환도 쉽게 이환된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당뇨나 심혈관질환, 인슐린저항성의 원인도 비만한 지방세포에 의한 만성 염증 상태가 큰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여기에서 분비하는 염증성 사이토카인들이 그 병리기전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고 밝히고 있다. 그리고 지방 중에서도 특히 복부 내장 지방이 염증 정도와 깊이 연관된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濕의 증상에 창출이 탁월한 효능을 보인다. 濕의 증상을 치료하는데 있어 특히 ‘귤피’와 함께 쓰면 궁합이 잘 맞아 그 효능을 더 할 수 있다. 귤피는 이기약(理氣藥)으로서 정체된 기운을 돌리는 역할을 한다. 고인물이 잘 썩듯이 습은 운동 부족 등 우리 몸의 기운이 고여 있을 때 심해진다. 창출이 직접적으로 습을 제거한다면 진피는 기운을 돌려줌으로써 제습 효과를 증폭시키는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이때 중국에서는 삽주를 관창출이라 불리며 창출의 아류로 분류하는 만큼 기원 창출이 없다면 대신 삽주를 대용해도 큰 무리는 없을 듯 싶다.

숙취도 대표적인 습의 증상이다. 술 마시고 난 다음 진피와 창출을 다려마셔 무거운 습을 날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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