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약에 중금속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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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혁세 이도한의원 한의사

어느 사회에나 구성원을 지켜내기 위한 약속이 있다. 우리는 전 지구적으로 볼 때, 이런 사회적 안전망이 비교적 건전한 국가에 살고 있다. 교차로에서의 신호를 보고 우리가 안심하는 것, 식료품을 구매하면서 신체의 안위를 걱정하지 않는 것은 우리가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만들어 낸 이 약속에 대한 신뢰 덕분이다. 더불어 신호위반으로 인한 교통사고나 식중독, 부적절한 식품의 유통에 대한 이야기를 매일 뉴스로 보면서도, 파란 신호를 이어받아 직진을 하고, 마트에서 식재료를 구입하고, 식당에서 음식 사 먹기를 주저하지 않는 것은 이 몇몇의 일탈이 이 약속에 대한 신뢰를 깨뜨릴 만한 것이 아니라는 합리적인 판단에 의해서이다.

 

다시 말해 원칙적으로, 한의사가 처방한 한의원 한약에는 중금속이 없다.

 

한의원에서 사용하는 한약의 재료, 즉 한약재는 식약처의 관리를 받는다. 규격에 맞는 검사 시설을 갖춘 한약재 유통회사에서는 잔류농약, 중금속 및 유효성분 검사를 통해 유해한 성분은 없고, 약효를 내는 유효성분이 기준치 이상 존재하는, 합격한 규격 한약재만을 사용하게 되어 있다.

 

예로 잔류중금속의 경우 식품의 카드뮴 허용기준은 쌀이 0.4ppm 이하, 생선·조개 등 어패류는 2ppm 이하이다. 한약재로 사용하는 국내산 인삼의 경우 일반 유통은 0.5ppm 이하이지만, 한의원 한약재 사용기준은 0.3ppm 이하로 쌀보다 더 엄격한 기준으로 검사를 받게 되어 있다.

 

일부 약재는 국내 생산이 되지 않으며, 국산이 늘 양품인 것도 아니라서 수입하는데, 이 수입 약재의 경우 농약은 불검출을 원칙으로 하고 있어, 농약 성분이 검출된 약재는 수입할 수가 없다.

 

서울 모 지역 일대의 한약재상, 한의원 등에서 중금속, 잔류농약 문제가 한참 불거지던 2010년, 식약처의 지정 검사기관인 한국의약품시험연구소에서는 약 1년에 걸쳐 강남구의 한의원 30곳의 한약 탕약 28품목과 환약 6품목에 대한 검사를 실시하였고, 중금속, 잔류농약, 잔류이산화황, 벤조피렌 등은 검출되지 않거나 기준치 이하의 극미량이었다.

 

비양심적인 구성원의 일탈을 들어 약속 전반을 불신하고, 안전망에 기대어 살 수 없다면 삶은 마치 해충과 맹수들이 우글거리는 아마존 한가운데에 버려진 것처럼 불안하고 위태로워질 것이다. 의료인들의 신뢰를 떨어뜨릴 만한 사건들이 스캔들처럼 뉴스에서 다뤄진다는 것은 의료인 집단 내에서는 뼈를 깎는 자성을 필요로 하는 일일 수는 있겠으나, 더 중요한 것은 감독기관과 의료인들에 대한 합리적인 감시와 견제이고, 뉴스에 나오지 않지만 사회의 안전망을 유지하려고 노력하는 많은 이들에 대한 신뢰를 잃지 않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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