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삼과 더덕-마른기침에는 인삼이 아닌 사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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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송상열.한의사·제주한의약연구원장

보약(補藥)은 허한 몸을 보충해 주는 약이다.

보약은 보기(補氣), 보혈(補血), 보음(補陰), 보양(補陽) 등 네 가지로 나뉘는데 각각 기·혈·음·양(氣血陰陽)이 부족할 때 쓰인다. 기가 허약하면 보기약을, 혈이 부족하면 보혈약을 사용한다.

기혈과 달리 음과 양은 기혈에 한열(寒熱)이 더해진 의미이다. 보양약은 양이 허하면 처방하는 약으로 기허증에 한상(寒象)이 낄 때 쓰이고, 반대로 음이 허할 때 사용되는 보음약은 혈허증에 열상(熱象)이 끼어 있으면 처방한다.

이는 ‘양허즉한 음허즉열(陽虛則寒 陰虛則熱)’이라고 하여 ‘양이 허하면 몸이 차고 음이 허하면 열이 있다’는 한의학 이론에 따른 것이다.

따라서 음이 부족하면 조열·도한(潮熱盜汗:주기적으로 열이 나면서 밤중에 자신도 모르게 땀이 나는 증상), 오심·번열(五心煩熱:손·발바닥과 가슴에 열감을 느끼는 증상) 등 열상을 띠는 증상이 생긴다.

또한 간·심·비·폐·신(肝心脾肺腎)의 오장 중에 폐의 음이 부족하면 일반적 음부족 현상에 더하여 마른기침, 천식 등의 증상이 생겨나고 위음(胃陰)이 부족하면 입이 건조하고 목이 마르는 등의 증상이 생겨난다.

이렇게 폐음(肺陰)이나 위음(胃陰)이 부족할 때 적합한 한약재가 사삼(沙蔘)이다.

사삼은 대표적인 보음약으로서 기본적으로 체형이 마른 사람이 열상을 띠고 있을 때 사용하면 특히 좋다. ‘蔘’이라는 표현에서 알 수 있듯이 오장의 양(陽)을 보하는 인삼(人蔘)과 비교하여 사삼(沙蔘)은 오장의 음(陰)을 보하는 역할을 한다.

요약하자면 사삼은 열상을 띠는 체질인 사람이 마른기침과 천식, 목마름 등의 증상이 있을 때 쓸 경우 보다 효과적이다. 이때 기침은 감기 등 바이러스 질환에 의한 것이 아니라 몸이 허해서 오는 오래되거나 마른기침이라는 데 주의하자.

사삼은 잔대(Adenophora triphylla var. japonica) 또는 당잔대(Adenophora stricta)의 뿌리로서 제주에도 다양한 종류의 잔대가 자생한다.

‘더덕’이 종종 사삼으로 오인되기도 하는데 더덕(Codonopsis lanceolata)은 ‘양유(羊乳)’라 이르는 약재로 사삼에 비해 효능이 떨어지지만 사삼과는 달리 산모의 젖을 돌게 하는 최유(催乳) 작용도 있다고 알려져 있다.

더덕은 뿌리에 혹이 두꺼비 잔등처럼 더덕더덕 붙어서 ‘더덕’이라고 부른다.

제주에서 가장 많이 재배되는 약용작물이기도 한 더덕은 그 뿌리를 나물로 요리해 먹기도 한다. 넓은 의미의 약용작물에는 포함되지만 약전에는 정식으로 등재되어 있지 않다.

동의보감에 ‘사삼’의 향약 명을 ‘더덕’으로 기록한 것은 잘못된 내용이며 따라서 더덕은 의약용의 한약재에는 포함시키지 않는다.

지난번에 설명했듯이 해방풍(=갯방풍Glehnia littoralis)은 이름은 방풍이지만 사삼의 일종으로 중국에서는 ‘북사삼’이라 일컫는다. 약전에도 등재되어 있으며 효능 또한 사삼과 동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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