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하우스텐보스, 자원순환 테마파크 성공 모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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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속 네덜란드 조성...사람과 자연의 공존
▲ 일본 사세보시 오오무라만 일대에 들어선 하우스텐보스 전경. 일본 속 네덜란드라 불리는 이곳은 주변 자연 및 환경과 조화된 테마파크로 꼽히고 있다.


1992년 문을 연 하우스텐보스(Huis Ten Bosch)는 네덜란드어로 ‘숲속의 집’을 뜻한다.

일본 나가사키현 사세보시 오오무라만 일대에 있으며, 사람과 자연이 공존하는 테마파크의 성공 사례로 꼽힌다.

부동산회사 임원이자 설립자인 카미치카는 유럽 출장 중 네덜란드의 어느 바닷가에서 문득 ‘내가 살고 있는 오오무라 바다도 아름다운데 왜 사람들이 오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스쳤다.

그는 좁은 국토를 벗어나 주변 환경과 조화를 이루며 바다를 개발한 네덜란드를 본떠 친환경적 도시를 만들기로 결심했다.

1차로 만든 네덜란드촌이 대박을 치면서 미쓰비시상사, 닛산자동차 등 90개 기업이 총 25억 달러(2조8000억원)를 투자했다.

면적은 152만㎡로 마라도(30만㎡)의 5배가 넘는다. 원래 이곳은 공장 설립이 계획된 해양매립지로 풀도 나지 않았던 곳이었다.

콘크리트를 모두 뜯어내 흙을 깔고 토양을 개량, 40만 그루의 나무와 튤립 등 30만 송이의 꽃을 심었다.

바닷물을 끌어들여 총길이 6㎞, 너비 20m, 깊이 5m의 인공 운하를 조성했다.

오오무라만에 생활하수를 방류하지 않고 3단계의 고도 정화처리를 거쳐 폐수를 재사용하고 있다. 이 물은 화장실 세척수와 식물에 주는 물로 이용되고 있다.

이로 인해 오오무라만은 물고기와 해파리가 서식하고, 해양 생태계가 살아있게 됐다.

자원순환을 위해 태양열과 풍력을 이용한 하이브리드 발전시스템으로 전기를 공급하고 있다.

 

▲ 1495년 건립돼 네덜란드에 현존해 있는 고딕양식의 성당 ‘돔 투른’을 재현한 모습. 첨탑까지의 높이는 105m에 이른다.

전력 사용량이 늘어나는 여름과 겨울철에는 천연가스와 수소에너지를 이용해 발전을 하고 있다. 이곳의 자체 발전량은 시간 당 1500㎾다.

발전소에서 나온 증기열은 호텔과 각종 시설물에 뜨거운 물을 공급하고 있다.

하우스텐보스에는 네덜란드 해상무역의 역사를 전시한 선박박물관, 도자기박물관 등 박물관 12곳, 오락시설 13곳, 호텔 6곳, 크고 작은 선박 43척이 있다.

17세기 네덜란드의 근대 유럽을 본 뜬 도시와 광장에는 우체국과 은행, 소방서가 있다.

팔레스 하우스텐보스는 네덜란드의 베아트릭스 여왕이 살고 있는 왕궁을 그대로 재현했다.

운하를 따라 운항하는 캐널크루즈를 타고 10분 정도 가면 고딕양식의 성당 ‘돔 투른’을 볼 수 있다. 1495년 네덜란드에 세워져 현존하는 성당을 재현해 놓은 것이다.

하늘 높이 솟아오른 첨탑까지 높이는 105m에 이른다. 80m에 위치한 전망대에 올라서면 하우스텐보스 전경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바다를 낀 항구에는 1600년 일본 큐슈에 표류한 네덜란드 범선 ‘리프데호’가 옛 모습대로 복원돼 전시됐다.

우리나라 놀이공원은 청룡열차와 바이킹 등 기계식 오락시설이 대부분이지만 이곳에선 4차원 가상현실(VR) 기술을 이용한 시뮬레이션 체험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호라이즌 어드벤처 체험관에선 수세기 동안 바다의 여신이 네덜란드를 괴롭혀온 큰 홍수 장면을 생생히 보여준다.

 

▲ 바닷물을 끌어들인 인공 운하 주변에 설치된 네덜란드식 풍차 전경.

천장에서 쏟아지는 800t의 물로 홍수와 파도를 일으켜 실제와 같은 시뮬레이션 쇼가 펼쳐진다.

아름다운 자연을 즐기는 계절별 이벤트도 열리고 있다.

봄에는 튤립 축제, 여름에는 장미·수국 축제가 성황을 이룬다.

특히 1000만개 이상의 전구를 사용한 세계 최대급 일루미네이션 ‘빛의 왕국’은 야간 명소로 인기를 끌고 있다.

풀 한 포기 자라지 않았던 황량한 해안매립지에 꽃과 나무를 심어 생명력을 불어 넣은 하우스텐보스에는 연간 300만명이 방문하는 일본 3대 테마파크로 거듭나게 됐다.


사세보=좌동철 기자 roots@je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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