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의 미래를 만드는 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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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혜 엄마와 아이가 행복한 세상 ‘키움학교’ 대표

손님을 모시고 제법 알려진 식당을 찾았다. 역시나 사람들로 가득차 있어서 복잡하다는 생각이긴 하지만 마침 자리가 하나 있길래 다행이다 싶어 앉았다. 음식을 주문하자 조금 늦게 나올 수도 있다고 미리 양해를 구한다. 알겠다고 하고 찬찬히 주변을 둘러봤다. 아니 자연스럽게 둘러보게 되는 소리가 들렸다.


젊은 아버지와 다섯 살쯤 되어 보이는 딸이 재미있는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아빠가 무슨 말만 하면 아이가 자동적으로 맑고 경쾌한 웃음소리도 답하고 있다. 아이들의 웃음소리는 언제 들어도 기분 좋은 소리이기에 식당 안에서조차 빛을 말하는구나 생각하며 망연히 바라보고 있었다.


아버지가 손가락으로 뭔가를 만들면 아이는 그 아버지의 손가락을 따라 해보다가, 아버지의 손가락을 잡으려다가, 그것도 안 되면 화창한 미소로 답을 하는 모습이 참 정겨웠다. 음식이 나올 때까지 이 팀도 제법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지만 그때까지 이들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즐거운 시간을 만들고 있었다. 물론 그 옆에서 아이 엄마와 남자아이는 또 나름대로 무슨 이야기인가를 주고받으며 알찬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 같았다. 한 가족의 자애롭고 평화로운 모습이었다.


문득 며칠 전, 역시나 식당에서 마주친 한 가족의 모습이 떠올랐다. 이 가족은 위로 딸 아이가 여섯 살, 네 살 쯤 자매가 있었고, 남자아이는 아기 의자에 앉아있는 걸로 봐서 돌이 되지 않았을 것 같다. 그런데 아이가 셋인 테이블치고는 너무 조용했다.


가만히 봤더니 위로 자매들에겐 스마트 폰이 하나씩 들려 있었다. 아마도 엄마 아빠 것을 하나씩 나눠가지고 무슨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했다. 그런데 더 가관인 것은 돌이 안된 아들아이까지 태블릿피시로 역시 뭔가를 보고 있었다. 그러니 아이들은 자동적으로 조용할 수밖에….


거기다 엄마 아빠는 마주 앉아있는데도 아이들에는 관심이 없는 듯 보이고 서로에게조차 별말이 없다. 아마 더운 날씨에 여기저기 이 세 아이들을 챙기고 다니느라 지쳐서 시원한 곳에서 쉬고 싶은 마음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조금 후에 음식이 나와도 달라지지 않았다. 엄마 아빠도 아무 말 없이 음식을 먹고, 아이들 입에 음식을 넣어주기만 하면 아이들은 입을 오물거리면서 동영상에만 집중했다.


아마 이 두 부모들의 마음은 똑같이 내 아이들이 현명하고 지혜로운 어른으로 자라길 바랄 것이다. 그런데 별 생각 없이 아이 손에 쥐어준, 아니 잠시 쉬고 싶은 마음에 가지고 놀게한 스마트폰이 스마트폰 중독의 시작일 거라고는 상상조차 못할 것이다.


부모는 어떤 경우에도 ‘내 아이의 미래를 만드는 것이 지금’에 달려있다는 것을 생각하면서 긴장해야 한다. 조금 피곤할 지라도, 휴가 때만이라도 아이와 더 많이 놀아주려는 부모의 모습을 기대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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