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월라봉-그윽한 달 품어안은 언덕배기…두 눈이 탁 트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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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순리·대평리의 경계…편의시설 충분
정상서 바라본 산방산-마라도 절경 압권
전망대·진지동굴·올레길 등 볼거리 풍성
▲ 월라봉 전경. 행정구역상으론 감산리 소재로 됐지만, 산 전체의 면적이 넓어 화순리와 대평리에 걸쳐 경계를 이루는 게 특징이다.

 

오름 모양새가 마치 달이 떠오르는 것과 같아 이름 붙어진 월라봉(月羅峰)은 서귀포시 안덕면 감산리에 위치한 표고 200.7m, 둘레 4186m, 면적 81만8809㎡의 복합형 화산체다.

 

다래낭(다래나무)이 많이 자생해 다래오름 또는 도래오름이라고도 불리며, 이 오름 남쪽 평지를 이두어(伊頭御=저승으로 들어가는 문)라 한 데서 이두봉(伊頭峰), 한자로는 표음식 발음을 사용해 대래악(帶來岳)이라고도 한다.

 

월라봉은 행정구역상으론 감산리 소재로 됐지만, 산 전체의 면적이 넓어 화순리와 대평리에 걸쳐 경계를 이루는 게 특징이다.

 

남쪽에 깎아지른 듯한 벼랑과 북쪽에 안덕계곡을 끼고 도는 그림 같은 경관은 가히 일품이다. 오름을 오르면 그 만족감은 배가 된다.

 

 

▲ 총길이 1750m의 오름 탐방로는 삼나무와 보리수나무, 소나무 등이 우뚝 솟은 울창한 숲을 가로질러 조성됐으며, 나무계단 등 등반객 편의를 위한 시설이 잘 정비돼 있다.

 

총길이 1750m의 월라봉 탐방로는 삼나무와 보리수나무, 소나무 등이 우뚝 솟은 울창한 숲을 가로질러 조성됐으며, 나무데크와 야자 매트 등 등반객 편의를 위한 시설들이 잘 정비돼 있다.

 

하지만 정상에 다다를 때까지 대부분 오르막이어서 중력과 씨름하는 그 누구나 이마에서부터 땀이 줄줄 흐르고, 숨이 턱까지 차오르기 마련이다.

 

이럴 때는 잠시 걸음을 멈춰 짙푸른 녹음을 벗어던지고, 울긋불긋 오색 빛의 가을옷으로 갈아입은 나무들의 아름다운 단풍을 감상하는 것도 좋다.

 

눈 호강을 했다면 이젠 귀가 호강할 차례. 눈을 지그시 감아 맑고 깨끗한 바람 소리와 바람에 나뭇잎들이 부딪히는 소리, 새들의 지저귐을 들으면 어느 궁궐 하나 부럽지 않을 만큼 황홀한 기분에 빠져들 것이다.

 

 

▲ 월라봉 정상. 산방산~용머리해안~형제섬~가파도~마라도로 이어지는 제주 남부 해안의 절경이 한눈에 내려다 보인다.

 

이렇게 25~30분가량을 오르다 보면 어느새 정상에 도착한다. 멀리 산방산~용머리해안~형제섬~가파도~마라도로 이어지는 파노라마 뷰는 그야말로 압권이다. 제주 남부 해안의 절경을 한눈에 담기에 이 오름만 한 곳이 없다.

 

능선이 아름다운 군산오름도 보이고, 그 뒤로는 한라산을 배경 삼은 기가 막힌 풍경이 펼쳐지는데, 한 폭의 수채화가 따로 없다.

 

정상에는 전망대도 마련됐다. 소문을 듣고 찾는 사진작가들의 단골 포토존이라고 한다.

 

올라온 길 반대편을 따라 하산하는 도중에는 일본군이 만들어 놓은 동굴진지도 볼 수 있다.

 

▲ 1945년 일본군이 화순항으로 상륙하는 미군을 저지하기 위해 구축한 주 진지. 일제강점기 당시 아픈 역사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1945년 당시 만들어진 이 동굴진지는 일본군이 화순항으로 상륙하는 미군을 저지하기 위해 구축한 것으로 주 진지는 높이 4m, 폭 4m, 길이 80m에 달할 만큼 규모가 상당하다.

 

이 월라봉 진지동굴은 일제강점기 당시 아픈 역사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하는 장소로 역사 교육의 장으로의 활용을 위해 안덕면과 면주민자치위원회가 잘 보존하고 있다.

 

오름 밑에는 황개천이 흐르는 ‘개끄리민소’란 곳이 있다. 수천년간 흐르는 물길이 암벽을 뚫고 들어간 독특한 지형으로 환경부 지정 멸종 위기식물인 솔잎난이 자생 중이다.

 

또 오름 입구에는 ‘퍼물’이라는 용천수가 나오는데 1696년 화순리에 주민들이 처음 터를 잡을 당시 생활용수로 이용했던 곳으로 과거 조상의 생활상 또한 엿볼 수 있다.

 

정상을 돌아오는 탐방로 외에도 대평포구에서 출발해 월라봉을 가로질러 화순해수욕장으로 이어지는 올레 9코스가 조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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