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림의 손길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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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영호. 21C제주유교문화발전 연구원장/수필가

도내에는 성균관 유도회 본부를 정점으로 3개 향교별 지부, 읍·면·동별 지회와 청년회, 부녀회가 있다. 그나마 유림 조직이 잘 정비돼 있기 때문에 오늘날 유교문화가 그 맥을 잇고 있지 않나 싶다.

유림(儒林)이란 유도(儒道)를 닦는 유학자를 말한다. 유학은 인(仁)을 덕목으로 의(義)와 예(禮)를 통해서 사회적 이념으로 실현된다. 그런데 유림의 활동상을 속속들이 아는 사람은 흔치 않다. 모름지기 유림은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薺家治國平天下)의 대도를 선양하여 사회질서를 순화하는 데 존재가치가 있다.

이조시대의 유림들은 향리의 지도자로서 우매한 백성들을 교화시키는 데 주력했을 뿐 아니라 사회의 모순을 개선함에도 선구자적 역할을 했다. 지역의 중대사나 나라의 위기 시에 과감히 일어선 것도 유림이었다.

옛날에는 서당에서 유림 교육을 받고도 적극적으로 유림 활동에 참여했다. 요즘은 전문적인 유교 교육을 이수한 전문인도 활동에 소극적이다. 신학대학을 나오면 목사나 신부가 되는 게 일반상식인데 유학(儒學)을 전공한 젊은이들은 어떠한 곳에 정착하는지 아리송한 일이다.

돌아보면 금권만능주의, 물신주의 사회 풍조는 인간과 자연 파괴를 자초했다. 서양문물의 혼재 등 외래문화는 유교의 본질을 훼손시켰다. 유교의 종주국 중국이나 동남아권 특히 일본에서는 생활문화로서의 유교문화는 찾아보기 어렵다. 그나마 우리나라가 유교의 본질을 간직하고 있어 다행인 일이 아닌가 한다.

복잡한 세상, 종교를 떠나서 변치 말아야 할 것이 예절의 기본 정신이다. 삶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 유교적 정신이라 말하는 사람이 많다. 유교적 생활을 하는 사람이 태반이라는 뜻이다.

오늘의 사회는 물질 중심에서 정신적 풍요를 추구하는 방향으로 병행해야 한다. 유교의 인간관은 물질적 가치와 도덕적 가치가 조화돼 실현될 때를 이상으로 여긴다. 그러므로 이상적 가치 실현은 이(利)와 의(義)를 조화시키는 데 있다. 그래서 공자께서는 견리사의(見利思義)라 하지 않은가. 의(義)로써 이(利)를 삼으라는 뜻이다. 물질문명이 고도화할수록 더욱 더 절실하다.

2015년부터 교육 당국은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인성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시대의 조류 따라 올바른 인성관을 심어 주기 위한 정부의 고육지책인지 모르겠다.

일반 사회인에 대한 교육도 시급하다. 이제는 체계적으로 도민 교육을 추진할 때가 됐다. 현재도 유교권을 비롯해 유관기관 단체별로 관련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보조금 사업의 한계가 있다. SOC 사업이나 사회복지 사업처럼 지방 관서의 직영 사업으로 추진한다면 파급 효과가 클 것이다.

유교문화선양에 솔선 봉사하는 제주유림의 선행에 칭송을 보낸다. 하지만 아직도 유림의 손길을 뻗쳐야 할 곳은 요원하기만 하다. 예컨대 조상 전래의 미풍양속 함양을 위한 사회기풍 조성, 예의염치와 청렴실천운동, 공맹사상 파급 교육 강화, 젊고 유능한 유림 인재 육성, 문묘제도의 축제화 등 대중을 아우르는 유교적 실천 운동은 유림의 몫이다.

세계적인 자연유산 관광지로서 검은 오름이나 일출봉을 보러 오는 것만이 아니다. 우리 전래의 미풍양속을 체험하기 위해서 찾아온다는 현실을 직시해야만 한다. 뿐만 아니라 우리니라에서 제주도가 범죄율, 자살률, 이혼율이 선두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 유림의 손길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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