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각-가슴.상복부 등 상부의 기체를 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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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상열 한의사·제주한의약연구원장

최근 도내에서 귤피 심포지엄이 있었다. 귤피만을 주제로 한 심포지엄은 아마 국내 최초일 것이다. 이 심포지엄을 통해 감귤 껍질이 감귤 산업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과육이 아닌 귤 껍질의 고부가가치 상품화, 특히 약재로서 약리적 효능에 주목한다면 그 가치는 과육을 능가할 것이다.

한약재로 쓸 수 있는 귤의 종류와 부위는 다양하다. 현재 대한약전에는 온주밀감의 다 익은 껍질을 ‘진피’라 하고 그 덜 익은 껍질은 ‘청피’라 부른다. 지난번 살펴보았듯이 탱자의 어린 열매는 ‘지실’이라 수재되어 있다. ‘지각’도 귤나무에서 기원하는 또 하나의 한약재이다.

‘지각(枳殼)’은 광귤나무(Citrus aurantium Linne), 하귤(Citrus natsudaidai Hayata) 또는 그 재배변종(운향과 Rutaceae)의 덜 익은 열매이다.

지각은 진피, 청피, 지실과 함께 이기약(理氣藥)에 속한다. 성미와 효능이 지실과 비슷하나 그 강도는 지실에 비해 비교적 덜하다. 그리고 지실이 하복부의 변비나 기체 증상에 주로 쓰이는 반면, 지각은 가슴과 상복부의 답답하고 더부룩한 증상에 주효하다.

즉, 지각은 상부에 주로 쓰고 지실은 하부에 유효하다는 것이다. 운향과에 속하는 한약재인 진피, 청피, 지실, 지각은 모두 오래 묵힐수록 좋다.

광귤은 동의보감에서 언급한 ‘왜귤(倭橘)’이라는 귤로 중국에서는 ‘산등(酸橙)’이라고도 한다. 제주도에 서식하는 재래귤 중의 하나이다.

현재 감귤은 주로 과실로써 그리고 당도 중심으로 품종이 개발 관리되고 있다. 하지만 근래 들어 틈새시장으로서 레몬, 라임 등의 향신 감귤의 육성이 시도되고 있다.

이처럼 과실만이 아니라 감귤의 용도를 다양화했을 때 새로운 성장이 가능하다. 감귤 산업의 다양화는 간접적으로는 기존 감귤의 생산량 조절함으로써 가격을 높여주는 효과도 있다.

감귤의 약리적 기능성을 주목했을 때 그 가치는 더욱 높아진다. 감귤의 껍질인 진피, 청피만이 아니라 탱자나 광귤 그리고 하귤 등의 열매도 지실이나 지각의 약재로 활용할 수 있다.

따라서 감귤의 기능성을 고려한 탱자, 광귤, 하귤 등 재래종의 지원 육성책도 필요하다. 당도 위주의 품종 개량 때문에, 재래 감귤 종들이 외면되는 현실이 안타깝다.

엄밀히 말해 진피도 동의보감에는 ‘동정귤’의 껍질로 돼 있다. 대한약전에는 온주밀감을 기원종으로 규정하고 있지만 사실 온주밀감은 1900년대 초반에 일본에서 들여온 종이다. 현재 제주지역 동정귤의 개체 수는 얼마 되지 않는다.

더욱이 동의보감에는 귤껍질은 약으로 유용하지만 과육은 담을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사실 감귤 과육의 주된 성분은 탄수화물이다. 탄수화물 과잉 섭취 시대에 살아가는 만큼 결과적으로 당도 높은 과육의 과한 섭취가 건강에 이로울 리 없다.

웰빙이 주목받는 시대에, 감귤의 기능성에 주목하여 감귤 산업의 육성 방향을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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