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주 선생·옥봉스님 계승한 난죽화 대가
잡지 ‘난과 생활’, ‘월간 다도’ 발행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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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법선 화백-“난과 대나무 정신 강조한 스승님 가르침 잊은 적 없어”
▲ 강법선 화백이 서울 종로구 경운동에 있는 ‘난과 생활’ 잡지사 사무실에서 업무를 보고 있다.

난전(蘭田) 강법선 화백(65)은 제주 출신으로 우리나라 난죽화(蘭竹畵)의 대가다.

 

난죽화는 말 그대로 사군자(四君子) 중 난초와 대나무를 붓과 먹물로 그린 그림이다.

 

강 화백은 1987년 6월 35세의 늦은 나이로 우리나라 난죽화의 당대 최고봉으로 손꼽혔던 옥봉(玉峰, 1913~2010) 비구니 스님의 제자로 입문, 난죽화 수련을 시작했다.

 

옥봉 스님이 입적하기 전까지 23년 동안 사사를 받은 그는 “늘 푸름을 유지하며 곧게 뻗어 나오는 난초의 기운과 정신을 이파리에 한 획으로 담아내는 것이 가장 중요하면서도 어려운 작업이었다”며 험난했던 수련 과정을 털어놨다.

 

강 화백은 옥봉 스님 문하에 입문한 지 5년 만인 1993년 6월 충남 예산에서 열린 추사 김정희 선생 추모 서예백일장 휘호대회에서 묵란(墨蘭)으로 사군자 부문 최고상을 수상, 난죽화가로서 세상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그 후 각종 전시회에 지속적으로 난죽화를 출품하며 작품 활동을 계속해 온 그는 2005년 백악미술관에서 제1회 난전 화백 난죽전을 시작으로 2008년 10월과 올 9월 등 3회에 걸쳐 난죽전을 개최했고 지방 전시회도 가졌다.

 

강 화백은 특히 사군자에 관심이 많은 중국에서 9회에 걸쳐 개인 전시회를 열어 중국인들로부터 대단한 호평을 받았다.

 

근대 이후 묵죽(墨竹)의 최고 대가이며 독립운동가였던 일주(一洲) 김진우 선생(1883~1950)의 유일한 제자가 옥봉 스님이었기에 그는 이들의 화법과 화풍을 정통으로 계승하고 있다.

 

그는 “‘그림은 필력이 갖춰진 다음에 나오는 것이기에 그 전에 혹독한 수련을 거듭해야 획이 제대로 나오고 난의 잎에는 난의 정신이, 대나무 잎에는 대나무 정신이 살아 있어야 한다’는 스승님의 가르침을 한시도 잊어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난죽의 대가인 강 화백은 ‘난과 생활’이라는 잡지를 31년 동안 발행하고 있다.

 

제주 한란에 관심이 많았던 부친의 영향을 받아 난의 매력에 빠진 그는 1986년 수산진흥원 공무원을 그만두고 ‘난과 생활’을 발간하던 잡지사를 인수한 것이다.

 

“난과 관련해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잡지가 ‘난과 생활’”이라고 밝힌 그는 “난 재배 방법과 난의 정신, 난을 보는 방법, 우수한 품종, 색깔과 형태, 넓이와 길이 등 난에 대한 모든 것을 취재하며 규범을 만들어 가고 있다”고 소개했다.

 

지난 1일에는 한국잡지협회(회장 정광영)가 주최한 제52회 잡지의 날 기념식에서 ‘난과 생활’ 발행인으로서 국무총리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1999년 ‘월간 다도’를 창간하기도 한 그에게서 난죽화의 묵향(墨香) 속에서 난을 키우며 차를 사랑하는 선비의 모습이 풍겨 나온다.

 

항상 고향에 봉사해야 한다는 마음을 갖고 있는 그는 한라미술인협회장을 역임했고 현재 재경제주시향우회장과 재외제주도민회 부회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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